한국당, 텃밭 뭉개나
한국당, 텃밭 뭉개나
  • 박형남기자
  • 등록일 2018.04.05 21:08
  • 게재일 2018.0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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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성군수 단수추천 확정됐는데 “재심하라”
남구청장 결정 앞두고 느닷없이 “여성 공천하라”
박병훈·정종복 복당엔 “경주시장 불출마 전제로”
들끓는 여론 “TK 볼모로 깃발만 꽂으면 된다 식”

자유한국당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 대한 지방선거 공천을 두고 한국당 중앙당이 오락가락 행보를 거듭해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맞아 지역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중앙당의 입장만 고려해 TK지역에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때마다 빚어진 `공천 파문`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지역민들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일부 지역은 의원들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람을 전략공천으로 심으려해 TK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가 갈등 해소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 4일 한국당 중앙당 공관위가“대구 달성군수 후보 결정에 있어 김문오 후보를 포함해 다시 한 번 공천 과정을 재점검하여 후보를 심사, 확정할 것을 권고”한 것은 대구시당 공관위를 무시하는 행위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앙당 공천관리 규정에 따라 현역 교체지수를 적용해 대구지역 기초단체장 후보를 선출했으나 하루 아침에 중앙당이 입맛대로 규정을 바꿔 재심을 요청했다는 게 지역 정가의 중론이다.

일부에서는 중앙당이 대구시당 공관위를 `허수아비`로 만든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대구 남구청장에 대한 공천 또한 심사를 마무리하고 후보를 선정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중앙당이 갑작스럽게 대구 남구에 여성 전략공천을 권고하고 나선 것도 논란이다. 사실상 윤영애, 박진향 예비후보 중 한 명을 공천하라는 얘기다.

여기에 한국당 대구지역 일부 의원들의 발언도 혼란을 더하고 있다. 여성 전략공천 반대를 외치면서도 일부 의원들은 “내 지역만 아니면 된다”며 여성 전략공천에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해 중앙당과 지역의원들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권을 빼앗긴 데다 보수가 분열되어 있고,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대한애국당 등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중앙당은 “TK지역은 공천장만 주면 당선될 수 있다”, 지역의원은 “내 지역만 아니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에 빠져 있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김상훈 대구시당 공관위원장은 5일 기자 간담회를 자청해 “이미 경선으로 할지 단수 추천을 할지를 놓고 결정이 임박한 상황에서 그같은 요구가 와 솔직히 당황스럽다”며 우회적으로 중앙당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을 전략 공천했을 경우 당선을 장담할 수 없어 중앙당에 결정을 번복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대구시 공관위의 입장을 받아들여 여성 전략 공천 요구를 철회하고 대신 광역과 기초의원 여성 공천 비율을 늘려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5일 다시 보내왔다”고 덧붙였다.

중앙당의 개입으로 인해 혼란을 겪은 곳은 대구뿐 아니다. 중앙당이 5일 한국당 복당이 불발된 박병훈, 정종복 경주시장 예비후보에 대한 재심결과 6·13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으면 입당을 시켜주겠다는 이른바`조건부 입당`안을 내놓아 경주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이 같은 안은 김석기(경주) 의원이 중앙당에 조건부 입당안을 제시하고, 중앙당도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복당 불가냐, 복당 승인이냐를 결정해야 할 중앙당이 후보자의 피선거권 박탈을 전제로 복당을 승인한 셈이어서 지역민을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박병훈 예비후보는“복당 승인이 났다면 한국당 공관위에서 면접을 본 뒤 공관위 결정을 따르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조건부 입당안을 내놓은 것은 잔인한 결정”이라며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반면, 김석기 도당위원장은 “공천심사가 끝났는데 중앙당이 이들의 복당을 받아준다면 유권자들에게 혼란만 준다”며 “중앙당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 중앙당 뿐만 아니라 지역의원들이 개인적 이해관계에 따라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는 여론이다. 그냥 입맛대로 하겠다는 의도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한국당의 지지기반인 TK지역을 볼모로 삼은 채 지역민들의 민심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중앙당과 일부 의원들이 TK지역 질서만 어지럽히고 있다. 지역 정서를 무시하고 권력의 시각에 접근하는 것 같다”며“여전히 TK지역에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될 수 있다는 안일한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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