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윤 현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이라면

나지막하게라도 꽃을 피우겠습니다

꽃잎을 달고 향기도 풍기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제 이름을 달지 못하는 꽃도 많습니다

토담 위라고 불만이 있을 리 없지요

몸을 세워 높은 곳에 이르지 못하고

화려하지 않아도 세상 살아갑니다

납작하게 엎드려 그리 근사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꽃을 피우지만 세상 한 쪽을 아름답게 칠하는 채송화를 바라보며 시인은 사람을 생각하고 있다. 그리 화려하거나 높은 곳에 이르지 못한 인생이라 할지라도 가만히 세상을 아름답고 따스하게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낮고 볼품없는 사람들이 이 세상의 변두리에는 오롯이 있다는 것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