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피할 수 없다면 대비하라
⑴ 치매란 무엇인가

▲ 포항시 남구보건소 관계자들이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치매 선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포항시 남구보건소 제공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에게 후천적이고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기억력, 언어능력, 판단력 등의 여러 가지 인지기능의 장애가 나타나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를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일상적인 생활이란 식사하기, 씻기, 옷 입기 등과 같은 가장 기본적인 일상생활기능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돈을 벌기 위한 직업활동, 다른 사람과 모임을 가지고 어울리는 사회활동, 집안일을 챙기고 가사를 하는 등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상식적인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의미 있는 활동을 말한다. 따라서 혼자서 씻고 식사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예전에 할 수 있던 사회 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면 일상적인 생활에 지장이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일반적인 증상으로 10가지가 있다. △직업이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 상실이 있다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언어사용이 어려워진다 △시간과 장소를 혼동한다 △판단력이 감소하거나 그릇된 판단을 자주 한다 △추상적인 사고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물건을 잘 못 간수한다 △기분이나 행동의 변화가 온다 △성격에 변화가 온다 △자발성이 감소한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증상에 따라 치매를 진단하게 되는데 치매는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한 가지 검사로 진단을 내릴 수 없다. 따라서 치매 평가 시 다양한 검사를 받게 되며 이를 통해 진단을 내리게 된다.

우선 `자세한 병력 조사`가 진행된다. 병력조사란 언제부터 증세가 시작됐고, 어떤 증세가 주로 나타났으며, 지금까지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를 자세히 알아보는 과정을 말한다. 첨단 기계를 사용하는 검사과정보다 실은 이런 문진 과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일단 증상에 대한 전반적인 파악이 되면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이 혹시 있는지의 여부도 묻게 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체중의 급격한 변화, 과거의 신체 질환들, 뇌 손상 여부, 알코올이나 다른 약물에 대한 중독 여부 등이 정확한 진단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직접 진찰`이다. 이 과정은 신체검사, 신경학적 검사, 정신상태 검사 등 세 가지로 이뤄지는데, 혈압, 체온, 맥박 등의 측정과 전신의 각 부분에 대한 진찰을 하고 이어서 감각, 운동 신경이나 근육의 위축, 보행능력, 반사운동 등 각종 신경학적 기능을 평가하게 된다. 정신상태 검사는 우울증과 불안, 공포증, 망상 등의 정신현상을 평가하는 과정을 말한다.

이렇게 위의 두 과정을 거친 후, 대부분의 경험 많은 치매 전문가들은 환자가 치매를 앓고 있는지의 여부나 또 치매가 있다면 어떤 종류의 치매인지를 개략적으로 추정할 수 있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세 번째 과정, 즉 각종 검사 과정이 필요하다. 검사 과정은 크게 세 종류로 구분된다.

신체질환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검사실 검사, 뇌 기능을 평가하기 위한 신경인지기능 검사(신경심리검사), 뇌의 구조와 기능을 보기 위한 뇌영상 검사가 그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가끔은 뇌의 감염 등을 확인하기 위해 뇌척수액 검사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뇌파 검사를 해야 할 경우도 있다. 이 중에서도 뇌 촬영은 치매 진단에 많은 도움을 주는 매우 유용한 검사다. CT와 MRI가 뇌 모양을 알아보는 검사라면, PET는 뇌의 기능을 측정하는 검사다. 요즈음은 MRI를 많이 활용하는데, 사진이 세밀해 미세한 변화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PET는 뇌의 모양을 보는 데 있어서는 CT나 MRI보다는 못하지만, 신경세포가 얼마나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지, 그 기능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치매의 조기진단에 도움을 준다.

마지막으로 뇌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액체인 `뇌척수액 검사`도 유용하다. 이를 분석할 경우 현재 감염이 있지는 않은지, 치매의 여러 종류 중 어떤 치매가 있는지 감별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치매를 의심할 수 있는 10가지 증상

① 직업이나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정도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 상실이 있다.
② 익숙한 일을 처리하는데 어려움이 생긴다.
③ 언어사용이 어려워진다.
④ 시간과 장소를 혼동한다.
⑤ 판단력이 감소하거나 그릇된 판단을 자주 한다.
⑥ 추상적인 사고능력에 문제가 생긴다.
⑦ 물건을 잘 못 간수한다.
⑧ 기분이나 행동의 변화가 온다.
⑨ 성격에 변화가 온다,
⑩ 자발성이 감소한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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