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비중 오락가락 정책에
수도권 대학들 확대로 가닥
일선 교육현장 혼란 불가피

수시모집 비율이 높았던 서울지역 주요 대학들이 2020학년도부터 정시모집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어 지역대학으로 파장이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이에 10여년간 수시모집 확대를 독려해 온 교육부의 정책이 뒤집히자 일선 교육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해졌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연세대는 최근 2020학년도 대입 정시 모집인원을 2019학년보다 125명 늘어난 1천136명으로 확대했다. 전체 모집 인원 중 33.1%를 차지하는 수치다. 여기에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비롯한 수시 전형에 적용되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교육부 권고대로 폐지할 전망이다.

성균관대 역시 대입 정시 모집 인원을 올해보다 4~5%가량 더 뽑기로 했다.

동국대의 경우도 정시 모집 인원이 2019학년도 856명에서 2020학년도 869명으로 소폭 증가한다. 비율로 따지면 28.6%에서 29%로 확대된다.

다른 수도권 주요 대학들도 이와 같은 정시 확대 비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당국이 최근 급격하게 줄어든 정시모집 비중을 늘리고 수시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 기준을 완화·폐지하는 것을 독려하는 점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일부 대학들이 정시모집 비중을 늘려나가면 학종 전형을 중심으로 한 수시모집 증가세도 앞으로 한풀 꺾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따르면 전국 4년제 대학은 2016학년도에 전체 모집인원의 67%가량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했고, 2019학년도에는 수시 모집 인원이 76%에 달했다. 결국 정시모집 비율은 20%대 초반까지 감소한 상황이다.

그동안 학생부종합전형을 중심으로 한 수시모집은 일명 `금수저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다만, 교육부가 수능 위주 전형인 정시 비중을 늘리는 것과 더불어 수능 변별력이 약화될 우려가 있는 절대평가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은 난색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수시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완화·폐지하는 대학이 늘어나면 입시 예측이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포항지역 한 학부모는 “교육 정책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대입 정책을 둘러싼 교육 당국의 행보에 수험생과 학부모들만 고통을 겪고 있다”며 “수능을 강화하는지, 약화하는지 손바닥 뒤집듯 바꾸지 말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말했다.

/고세리기자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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