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재국회의원
맥주를 좋아하는 사람 치고 기네스를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다. 게다가 그것이 뽀얀 거품에 원두색 흙빛 `아일랜드 기네스`라면 더 그렇다. 올해로 258돌을 맞는 기네스는 현재 더블린 인구 반 이상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명실상부한 국민기업이다. 이들에게 기네스는 맥주를 넘어 삶의 일부분이다.

더블린에 기네스가 있다면, 포항에는 두 말 할 것 없이 포스코가 있다. 포스코는 포항 성장의 역사와 궤를 함께 해왔다. 1968년 포항에 터를 잡은 이래 포항공과대학교(POSTEC),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포항가속기연구소를 비롯한 영일만의 신화를 써 내린 포스코가 포항의 근대발전을 주도하고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초석을 마련한 기업이라는 점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런 포스코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이에 포항시는 4월 한 달을 `포스코의 달`로 정하고 다양한 범시민 축하행사를 갖는다. 포항시청에는 포스코의 사기(社旗)가 걸리고, 1천여 명의 포항 시민들은 출근하는 근로자들에게 장미꽃을 쥐어줬다.

포항시가 이렇게 포스코를 아끼는 이유는 포항 시민이 포스코에 느끼는 감정이 다른 기업의 그것과는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반세기를 동고동락하며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신뢰·존중의 상생관계를 이어온 우리의 관계는 이해관계(Businesship)라기보다 오래된 우정(Friendship)에 더 가깝다.

하지만 포항시민들은 포스코의 50주년을 축하하는 동시에 한편으로는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금 포항의 상황이 어떤가. 지진의 상흔은 어렵사리 지워가고 있지만, 침체된 지역경기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도약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여기에 포스코발(發) 경제위기도 포항 경제 위기에 한 몫을 더한다. 이번 한미 FTA 개정으로 한국산 철강 수출이 작년 대비 74%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 예고됐다. 현재 포스코 관련 계열사와 그 협력업체들의 근로자와 가족들은 포항시 인구의 70%를 넘는다. 철강업계의 한숨이 곧 포스코의 한숨이요, 포스코의 한숨이 곧 포항시민의 한숨인 셈이다.

포스코가 걸어온 지난 50년은 축하받아 마땅하다. 포항 발전의 조력자라는 말로는 부족하다. 차라리 지금의 포항을 있게 했다고 하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포항 시민이 포스코를 위해 지난 반세기 동안 헌신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포스코가 포항에 보답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큰 짐을 짊어져야 한다. 일회성 봉사활동이나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물론 중요하지만 핵심은 `일자리`다.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에 바탕이 되는 벤처를 육성하는 것이 포스코의 가장 큰 과업이 되어야 한다. 지난 1월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신년회 건배사에 청년 일자리를 언급한 것이 기대되는 이유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한 설비투자도 지속적으로 증가해야 한다. 설비투자는 그 경제적 효과로써 생산효과와 소득효과를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현재 설비투자계획이 광양제철소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의 뿌리가 포항인 만큼 포항제철소의 설비확대와 스마트화에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더불어사는 세상, 그것을 우리는 동반성장이라 부른다. 포스코가 포항의 `기네스`가 되기 위해서는 포항시민 삶의 일부분으로 녹아들어야 한다. 포항시민의 행복이 곧 포스코의 발전이 되고, 포스코의 발전이 곧 대한민국 경제발전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회의원으로서도 다짐해본다. `포항의 영원한 동반자` 포스코의 발전을 위한 일이라면 지역 일꾼으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이든 책임지고 해 내겠다.

포항시와 포스코의 50년 역사가 앞으로의 500년 동반성장의 시금석이 되기를 바라며, 애정 어린 한 마디로 마무리해본다.

“포스코여, 영원한 동반자 포항과 함께 더 큰 상생의 길로 힘차게 나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