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용 재

아침에 눈을 뜨니

마당에 웬 물고기 떼들이 가득하다

조것들이 조것들이

왜 이 마당엘 올라와

지느러미를 파닥거리며 놀고 있는가

아침 햇살에 빛나는 비늘들이 싱그럽다

내 인생의 뜰엔

풀꽃도 아닌, 잡풀도 아닌, 낙엽도 아닌

우물가에서 잠시 목을 축이고 지난 바람도 아닌

물고기 떼들이 몰려와

길을 물을 때가 있다

시인은 아침 마당에 물고기 떼가 가득 노닐고 있는 것 같은 환상에 빠진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자신에게 길을 물으며 생의 깊은 성찰에 이르고 있음을 본다. 겸허한 시인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