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나경원·유기준
정우택 등 비홍 중진 4명
“명망있는 인사들로 구성된
공동선대위 체제 전환”

6·13 지방선거를 70여 일 앞두고 자유한국당 중진의원 4명이 홍준표 대표의 사천(私薦) 가능성을 제기하며 조기 선대위 구성을 촉구해 파문이 예상된다.

지난 22일 `중진 간담회`성격의 첫 회동을 한`비홍`(非洪·비홍준표) 성향 이주영(5선)·나경원·유기준·정우택(이상 4선) 의원은 2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2차 중진의원 모임을 갖고, 홍준표 대표의 리더십과 지방선거 공천과정에 대해 문제점을 제기했다.

또 6·13지방선거 준비를 위해 외부 영입인사를 포함한 조기 선거관리대책위원회 가동을 촉구했다.

이는 첫 모임에서 △민주적 당 운영 △지지율 제고 대책 제시 △진중한 언행 △인재영입 주력 등 4가지 사항을 요구한 데 이은 것으로, 홍 대표는 이들 중진의원의 1차 요구를 무시해 왔다.

이주영 의원은 이날 회동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인구 100만 명 이상 기초단체에 대한 공천관리위원회의 (단체장 후보 공천) 결정이 나왔는데, 이에 대해 사천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며 “강한 의혹을 담아 말씀드린다. 사천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의원은 “공천의 최고 원칙은 당선 가능성으로, 미흡하다면 최고위에서 (공관위 결정을) 재고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며 경우에 따라 경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당 공관위는 경기도 수원시장에 정미경 전 의원, 고양시장에 이동환 고양병 당협위원장, 용인시장에 정찬민 현 시장, 성남시장에 박정오 전 성남시 부시장, 경남 창원시장에 조진래 전 경남도 정무부지사를 각각 후보로 공천하기로 가닥을 잡은 상태이며, 이 중 일부 후보가 홍 대표의 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또 이들 중진의원들은 홍 대표에게 조기 선대위 구성 및 가동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명망 있는 당 내외 인사들로 조기에 선대위를 구성, 공동선대위원장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며“홍 대표에 대해 국민의 피로감이 쌓여 있을 수 있는 만큼 공동선대위원장들이 나서 국민의 신뢰와 사랑을 받아 지방선거에 승리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중진의원은 또 홍 대표가 자신들을`일부 반홍(反洪) 중진들`이라고 규정하며 “이들의 비협조가 우리의 지방선거 전선을 막는 장애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정우택 의원은 “지난주 저희가 모여 당대표와 당에 당부하는 4가지를 발표했다. 그런데 돌아온 반응은 우리가 당대표에 대해 비협조적이란 식으로 돌아왔다”면서 “마치 우리 4명 의원이 반홍세력을 구축하는 것처럼 대한다. 친홍반홍 구분 짓는 당대표의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대표로서 당이 똘똘 뭉쳐야 어려운 정국을 돌파할텐데 당의 중진들을 여당보다 더 적대시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런 태도는 우리당의 역량을 축소하고 바람직한 결과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표가 중진들의 당을 걱정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조기 선대위 체제 구성을 통해 당 역량을 극대화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홍 대표에게 `품격있는 언행`을 재차 촉구했다.

정 의원은 회동에서 최근 장제원 수석대변인이 경찰을 `미친개`로 지칭하는 논평을 했다가 뒤늦게 사과한 일을 화제에 올린 뒤 “당 대표가 그러니 당 대변인도 막말하고 결국 사과하는 자충수를 두는 것”이라며“지역에서`당 대표에게 입조심, 말조심을 시키라`는 말이 대부분으로,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는 막말 행태는 후보자 등의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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