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급 `대방광불화엄경 2점`
30일 고성이씨 문중 특별전서 공개

▲ 행촌 이암 친필 서첩. /한국국학진흥원 제공

【안동】 고려 말 명문거족이자 최고의 명필인 행촌(杏村) 이암(1297~1364)이 쓴 친필 서첩 2점이 안동에서 발견됐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오는 30일 개막하는 고성이씨 문중 특별전을 위해 문중에서 빌린 자료 가운데 이암이 쓴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2점을 발견했다고 22일 밝혔다.

이암은 고려시대 학자이자 정치가로 감찰대부를 지낸 이존비의 손자다. 농학에 관심이 많아 원나라에서 `농상집요(農桑輯要)`라는 농서를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직은 좌정승을 거쳐 문하시중까지 올랐는데, 홍건적이 침입해 공민왕이 안동으로 피난할 때 아들과 함께 왕을 호종했다.

이번에 새로 발견한 `대방광불화엄경`과 `행촌친필`은 이암이 직접 쓴 화엄경의 필사본 서첩으로, 각각 41.3×14.8㎝, 24.8×13.0㎝ 크기다.

이 가운데 1점은 화엄경 제26권 가운데 일부인 십회향품(十回向品) 제25를 직접 쓴 것이다. `행촌친필`이라는 표제가 붙은 다른 하나는 화엄경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의 일부다.

`대방광불화엄경` 제26권의 일부를 쓴 사경의 특징은 1행 17자, 1면에 6행씩 적었다. 현재 앞뒤 표지와 본문 4면이 남아있다. `행촌친필(杏村親筆)`이라는 표제가 붙은 것은 10절첩 가운데 현재 2면뿐이다. 1행 17자, 맨 앞부분에 후손 이주정(李周禎,1750~1818)이 짓고 쓴 발문이 붙어 있다.

국학진흥원 관계자는 “고려 말기에 송설체라 불리는 조맹부의 필법이 시대를 풍미했는데 이암은 조맹부 서체의 진수를 체득해 굳세고 아름다운 서체를 완성했다”며 “그의 대표적인 글씨로는 문수원장경비(文殊院藏經碑) 탁본이 있으나 작품이 흔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발견한 서첩의 경우 정성들여 사경(寫經)한 작품으로 친필을 감상할 수 있는 희귀한 자료로 문화재급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국학진흥원은 행촌 이암의 친필 서첩 2점을 오는 30일 개막하는 고성이씨 문중 특별전 `은둔과 개혁, 군자의 삶`에 선보일 예정이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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