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이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라고 자처하는 데는 몇 가지 타당한 이유가 있다. 먼저 유교문화의 최대 보존지란 점이다. 예절과 학문이 왕성한 추로지향(鄒魯之鄕)의 전통이 살아 남아있는 도시다. 그리고 유구한 역사와 풍부한 문화유산 속에 선비정신이 잘 이어져 오는 것도 정신문화 도시로서 특징을 자랑한다. 또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최초 발상지이자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곳이기도 하다.

안동은 시대정신이 그때 그때마다 살아왔던 고장이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일제 강점기에 이르기까지 당 시대의 정신을 앞장서 실현한 고장임을 스스로 자부하고 있다. 정신문화의 본향으로서 지금까지도 그 전통이 살아 숨 쉰다고 믿는 도시다. 그래서 한국 안에서도 가장 한국적 도시로 손꼽히는 고장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지역학인 안동학(安東學)이 출발을 했고, 연구 성과를 축적할 수 있었던 것도 안동이 지닌 유구한 역사와 풍부한 문화유산 덕분이라 할 수 있다. 1999년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안동을 찾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 부시 전 대통령 부자가 안동을 방문했던 것도 이러한 풍부한 한국적 콘텐츠에 대한 매력 때문이다.

유홍준 박사는 그의 책에서 “안동의 문화권에는 유교, 불교, 민속 등 전통적 삶의 형식이 모두 잘 보존돼 있다”는 말로 이곳의 문화적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유네스코는 1972년 인류의 소중한 유산이 인간의 부주의로 파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세계유산협약을 만들었다. 유산의 성격에 따라 세계유산과 인류무형유산, 기록유산으로 나눠 관리하고 있다. 2010년 하회마을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안동지방의 문화적 가치가 국제적으로 처음 인정받는 계기였다. 2015년에는 국학진흥원이 보관 중인 조선시대 유교책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경사를 맞았다. 지금 이곳은 `하회탈춤`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준비 중이다. 만약 이것이 성사된다면 안동은 명실상부한 세계가 인정하는 문화의 보고가 된다. 안동의 문화가치라 할 만하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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