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금리 1.50→1.75%로 0.25%p 인상
정부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 크지 않을 것”
증시 당장 영향 없어… 대출금리 상승 전망

한국과 미국 정책금리가 역전되며 어떤 파장이 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0~2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연금기금 금리를 1.50~1.7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취임한 제롬 파월 의장 체제 이후 첫 금리 인상이자, 2015년 12월 제로 금리를 끝낸 이후 6차례 인상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정책금리 상단은 한국은행 기준금리(연 1.50%)보다 높아졌다.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2007년 8월 이후 10년 7개월 만이다.

△자본유출 가능성은

미국보다 한국의 금리가 낮아 한국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면서 `자본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정부는 외국인 자금 유출 우려와 관련, “우리나라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의 약 85%를 차지하는 주식자금은 국내경기 상황과 기업실적 전망 등에 좌우된다”며 “나머지 15%인 채권자금은 주로 주요국 중앙은행이나 국부펀드 등 중장기 투자자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리역전에 따른 급격한 자본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리 역전 폭이 크고, 역전 상태가 장기화되면 시장 충격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주열 한은 총재도 청문회에서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크거나 장기화하면 여러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며 “성장과 자금 유출, 금융안정을 다 고려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경계했다.

다만 한은은 금리역전으로 급격한 자본 유출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환보유액이 4천억 달러에 육박하고 경상수지가 20년 연속 흑자인 등 경제 펀더멘털, 환율과 국제금융시장의 흐름이 양호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국내 증시에 대한 영향은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도 국내 증시는 당장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미국의 금리 인상에 따른 한·미 기준금리 역전에도 22일 오전 10시 5분 코스피는 전날보다 21.66포인트(0.87%) 오른 2,506.63을 나타내며 지난달 5일 이후 한 달 보름여 만에 장중 2,500선을 넘기도 했다. 22일 코스피는 11.05포인트 오른 2,496.02포인트에 마감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한·미 기준금리 역전을 지속하면 국내 증시에서도 위험이 커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미국이 3~4회 금리를 인상하면 금리차가 0.75~1.00%포인트까지 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행 대출금리 상승 가능성은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고,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현재와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연말에는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최고 금리가 연 6%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로 대출을 받은 경우, 단기 금리 상승에 따라 가계에 부담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중소기업의 경우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경우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정진모 과장은 “한·미 기준금리의 역전으로 국내에 여러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내 금리 인상은 향후 추이에 따라 인상 시기와 규모가 결정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재광기자

stmkjki@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