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에 대한 부모의 교육열을 나무랄 수는 없다. 맹자의 어머니가 맹자를 위해 세 번이나 이사한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는 인간의 성장에 있어 환경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전하고 있지만 본질적 시각에서 보면 자식에 대한 부모의 교육적 관심이다.

맹자 어머니의 교육적 가르침에서 따온 `맹모단기(孟母斷機)`란 말이 있다. 맹자가 고향을 떠나 공부를 하던 어느 날 기별도 없이 집으로 돌아왔다. 때마침 베틀에 앉아 길쌈을 하던 맹자의 어머니는 반가운 마음을 뒤로하고 아들에게 물었다. “공부가 어느 정도 됐느냐”. 맹자는 대답했다. “아직 미치지 못 하였습니다”. 이 때 맹자의 어머니는 짜고 있던 베틀의 실을 끊고 “네가 공부를 중도에 그만두는 것은 내가 지금 짜고 있는 베의 실이 끊어지는 것과 같다”고 꾸짖었다. 이 말에서 유래해 `단기지교(斷機之敎)`라는 말이 생겨났다. 맹자 어머니의 교육열을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작년 사교육비가 또다시 늘어났다는 통계청 발표가 있었다. 작년 우리나라 사교육비 총액은 무려 18조6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3.1%가 증가했다. 사교육 참여율(70.5%), 참여 시간(6.1시간)도 늘어났다.

원래 사교육은 공교육에 배치되는 개념으로 1960년대 초반 무렵 우리 사회에 처음 등장했다.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입시경쟁에서 보충교육 형태로 보편화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사회적 경쟁이 치열해지고 학부모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커지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 또 고액 과외의 등장으로 입시경쟁의 불공정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그렇다고 사교육이 모두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부족한 공부를 따라 잡아주거나 아이에 따라 재능을 키워주는 긍정적 측면도 있다.

최근 베트남 젊은 부모의 교육열이 한국을 뺨친다고 한다. 베트남 전쟁 종전 후 태어난 세대가 사회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우리나라 80년대와 비슷한 양상이라 한다.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부모의 교육적 열의는 어쩌면 당연하다. 다만 이런 사회적 욕구를 채워줄 공교육의 수준이 문제인 것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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