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주<br /><br />한동대 교수
▲ 김학주 한동대 교수

중국의 시진핑은 장기 집권 모드로 들어갔다. 그의 장기 집권 의도는 2012년부터 시장에서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시진핑은 세력이 열위에 있던 태자당 출신이다. 그런 그를 지원해 준 것은 경제 실권을 쥐고 있던 상해방 출신 인사들이었다. 그들은 세력이 만만치 않았던 리커창 같은 관료들을 견제하기 위해 시진핑을 꼭두각시처럼 내세운 것이다. 그리고 시진핑에게 5년씩 두번만 집권하고 내려오기로 약속했었다.

그러나 시진핑의 태도는 권력 장악 후 돌변했다. 곧 부패척결을 내세워 저우융캉 등 자신을 지지해 주었던 상해방 인사들부터 숙청했다. 그리고 총리의 고유권한인 경제현안까지 간섭하며 리커창을 바보로 만들었다. 시진핑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중국이 글로벌 헤게모니를 가져 오는데 초석을 다지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집권 10년으로는 부족하다는 판단일 것이다.

중국이 헤게모니를 얻기 위해 필요한 것은 소비 증대다. 미국이 헤게모니를 가진 것도 세계 각국의 물건을 사 줄 수 있는 구매력 아니었던가? 맏형 노릇을 한 것이다. 중국이 구매력을 갖기 위해서는 두터운 중산층이 필요하다. 따라서 부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하고, 1인당 GDP의 성장도 필요하다. 즉 중국이 계속 경제성장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하고, 우리도 그 덕을 좀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 증시에서의 시사점을 찾아 보면 첫째, 성장의 축이 아시아로 넘어 오며 중국 소비가 한국 증시의 원동력이 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화장품, 게임, 영화, 드라마, 음원 등 한류가 중국관련주의 주축이었는데 향후 중국 인민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뭘까? 중국인들의 노화는 한국보다 더 일찍 진행되었기 때문에 헬스케어 솔루션이 간절할 것이고, 따라서 한국의 바이오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큰 무대를 얻게 될 것이다.

둘째, 중국도 아직은 너무 구경제에 치우쳐 있다. 또 구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급결제를 수월하게 해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이나 통신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통신장비 수출기회도 늘어난다. 셋째, 중국은 질적인 성장을 위해 친환경에 지속적으로 신경을 쓸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그리고 LNG관련 산업들도 관심이 간다.

한편 고립된 북한을 세계경제 속으로 안내하고, 성장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줄 곳도 중국이다. 물론 이 과정에 한국기업들의 기술이 참여할 것이다. 우리에게는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는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지 모른다. 큰 그림에서 북한이 다시 되돌아가 숨을 것 같지는 않다. 따라서 남북경협주에 대해서도 관심이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북한 폭격을 점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 트럼프가 대화를 강조하던 틸러슨을 해고한데서 그런 예상은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트럼프의 현재 지지율은 39%에 불과하다. 집권 1년을 넘긴 역대 미국 대통령들의 평균지지율이 55~60%인 점을 감안할 때 턱없이 낮은 수치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재선에 욕심을 내고 있다. 그래서 부작용이 상당할 세금 감면 및 재정지출을 강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부작용이 나타나는 순간 그만두어야 한다. 그렇다면 트럼프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압도적인 미국의 군사력일 것이다. 중국 밑에 있던 북한을 길들이는 순간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는 헤게모니를 지킬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균형 잡힌 생각은 아닐 것이다. 트럼프도 북한을 한 방에 끝내지 못하면 생각하기 싫은 보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특이한 성격을 가졌지만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또 그의 정치 생명조차 걸고 무모한 불장난을 할 것 같지는 않다. 그는 북한 비핵화에 따른 보상으로 경제적 제재를 풀어주는 선에서 북한을 중국으로 돌려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