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12개 시민·사회단체
경북최초 릴레이 지지 성명
피해자 보호시스템 구축 등
5개 항의 결의문 채택
구미·상주 등서도 선언 준비

▲ 15일 김미정 경북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장이 안동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투운동 지지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안동지역 여성·사회단체가 최근 사회 전반으로 퍼지고 있는 성 평등 확립을 위한 `미투(#me too) 운동`과 관련해 경북 최초 릴레이 지지 성명을 시작했다.

경북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 경북북부해바라기센터 등 안동 12개 시민·사회단체는 15일 안동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연극계, 영화계, 금융계, 정치계, 대학에 이르기까지 성범죄가 만연하고 한국사회 권력층의 민낯이 드러났다”며 `미투`운동 지지를 선언했다.

김미정 경북 여성·장애인성폭력상담소장은 지지선언문을 통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범죄와 그로 인한 피해자들의 고통과 상처를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며 “보다 나은 세상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미투 운동 지지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성폭력 사례를 묵인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라며 “이제라도 사회 약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정의를 실현할 수 있도록 피해자들의 권리를 철저히 보장하고, 가해자들에게는 성역 없는 수사를 통해 엄중한 처벌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윤복순 안동시여성단체협의회장은 지지발언에서 “사회 곳곳에서 은밀하게 일어나는 직장 내 성폭력은 권력관계 속에서 일어난다”며 “발생 근원인 성차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동시 안동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장은 “성폭력 없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법과 제도를 넘어 수직적 지위에서 수평적 관계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지역사회에서 미투 운동을 계기로 자신의 의식을 점검하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번 지지 운동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박미진 인터넷카페 안동맘스 대표는 “정치권의 성차별·성폭력 문제도 심각하다”면서 “각 정당은 이번 지방선거부터 성 평등 인식을 갖춘 후보자를 공천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여성폭력 및 성범죄 의혹이 있는 인사는 공천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 시민단체는 이날 △직장 내 성범죄 예방을 위한 정부의 종합대책 마련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시스템 구축 △성 평등 교육 전면 실시 △성역 없는 수사 및 가해자 엄중 처벌 △성차별적 발언 및 성범죄 의혹이 있는 후보자 공천 배제 등 5개 항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한편, 상대적으로 보수적이고 가부장적 성향이 강한 안동에서의 `미투 운동` 지지 선언에 이어 앞으로 구미와 상주 등에서 릴레이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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