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매매 집결지 자갈마당이 철거 뒤 민간 재개발 방식으로 개발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자갈마당 폐쇄에 따른 개발방식과 주민반발 등으로 난항을 거듭했던 이 사업이 최종적으로 `민간주도의 복합용도 개발` 쪽으로 결론을 낸 것이다. 대구시는 용역을 맡은 대구경북연구원이 민간주도와 공공주도 개발이 모두 가능하다고 의견을 제시했으나 재원부담을 이유로 민간주도로 일단 출발할 계획이라 했다. 그러나 민간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공공방식 개발도 할 것이란 여지를 뒀다.

대구시는 민간주도의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올해 말쯤에는 성과가 가시화 될 것으로 봤다. 현재 개발에 반대해 왔던 토지 소유주들의 분위기도 많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또 이미 민간 시행사가 사무실을 차리고 주민 설득에 나서고 있어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해당사자 중 하나인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은 “1년 넘게 개발방식을 두고 표류한 대구시가 시일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민간개발 방식을 선택한 것”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또 자갈마당 업주들도 “사업방식에 대한 사전 설명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반발을 하고 있다.

이처럼 대구시가 넘어야 할 관문은 아직은 많다. 그러나 100년 넘게 이어져 온 부정적 이미지의 자갈마당에 대한 종합개발 계획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재생 사업을 시작하여야 한다.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약이기도 하지만 2004년 시작한 성매매 방지 특별법과도 배치되는 장소여서 반드시 개발사업에 대한 성과가 이뤄져야 할 곳이다.

이미 이곳은 인근에 대규모 아파트가 들어섰고, 초등학교와 대구예술 발전소가 운영되는 등 도심개발의 대세가 미치는 곳이다. 무엇보다 대구 근대의 모습을 간직한 인근 일대의 역사성이 재조명되는 마당이어서 이곳의 개발은 더 이상 물러설 여지가 없는 상태이다.

다만 이해당사자의 설득을 통해 신속성을 확보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인근 아파트 입주민의 말처럼 원만한 토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시간을 질질 끄는 일이 벌어져선 안 된다. 대구시는 민간개발 방식일지라도 주민 설득 등에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말로 하는 행정이 아닌 몸으로 실천하는 행정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또 이곳의 폐쇄로 성매매업소 종사자에 대한 정책적 배려를 별도로 진행시켜 사회적 부작용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사회적 약자인 이들에게 다양한 재활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도 대구시의 역할이다.

자갈마당을 중심으로 이 일대는 대구도심의 발전에 비해 매우 낙후된 지역으로 남아있었다. 그 절대 원인이 성매매 집결지란 이유에서다. 이번에 개발되는 이곳에 대구의 상징성을 내세워 어두운 도시이미지를 지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