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은… 해수부·항만청 등과 국비 지원사업 추진 협의중
의회는… 무면허 업체와 여객선 건조 MOU 체결 `엇박자`

2020년 선령이 끝나는 포항~울릉 간 썬플라워호의 대체선 유치와 관련해 울릉군과 군의회가 엇박자로 따로 놀고 있다.

대형 여객선 유치는 울릉도 여객선 노선의 잦은 결항으로 육지간 이동에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울릉군민들의 숙원사업으로 두 기관의 업무 마찰로 자칫 유치사업이 물건너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울릉군에 따르면 울릉군의회가 면허도 없는 업체와 공동으로 대형여객선 건조 양해각서(MOU)를 체결, 업무에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

14일 울릉군의원 A씨와 B씨는 의회를 대표해 울릉도~독도를 운항하는 C해운과 함께 거제시 소재 D조선업체와 1천여 명이 승선할 수 있는 여객선 건조 MOU를 체결했다.

이들은 알루미늄 재질에 길이 70.65m, 선폭 16.30m, 선심 5.00m, 최대속력 45노트, 평속 42노트, 승객 1천 명을 수송할수 있는 여객선을 건조해 포항~울릉 간에 취항할 계획이라는 것.

반면, 울릉군은 썬플라워호를 대체할 대형여객선을 국비가 지원되는 사업으로 추진하고자 해양수산부, 선사, 포항지방항만청과 협의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와중에 울릉군의회가 포항~울릉 간 노선에 여객선 면허도 없는 선사와 여객선 건조 MOU를 자체적으로 체결하면서 행정과 의회간 손발이 맞지 않는 행정이란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MOU에 체결식에 참석한 의원들은 C해운 대표와 친척, 모여객선사 본부장을 역임하는 등 개인적인 친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이날 협약식 현수막은 물론 지역 언론에 울릉군의회가 참여한 것으로 보도자료까지 배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성환 울릉군의회의장은 “울릉군의회는 이번 MOU체결과 전혀 상관없다”며 “대형여객선 유치는 울릉주민들의 최대 숙원으로 환영할 일이지만 이 같은 중대한 사안에 대해 집행부를 제쳐 두고 의회가 나서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한 대형 여객선 건조 MOU를 체결한 C해운은 연간 매출 20억 원대의 중소기업으로 수백억 원이 소요되는 건조비 조달이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포항~울릉 간에는 연안여객선운송사업면허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의구심을 더욱 키우고 있다.

MOU를 체결한 조선업체 또한 대형고속여객선을 건조한 경험이 전무하고 특히 우리나라에서 40노트 이상 속력을 낼 여객선을 건조한 경험이 없어 성공 여부가 의문시되고 있다.

주민 김모(56)씨는 “울릉군과 힘을 합쳐 썬플라워호를 대체할 대형여객선 유치에 나서야 할 의원들이 성공이 담보되지 않는 특정업체와 여객선 유치문제를 협의하고 MOU까지 체결한 것은 잘못됐다”며 “의회차원의 진상조사와 해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울릉/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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