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시가 미세먼지 대책으로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이용 정책을 실시했으나 투입 예산에 비해 효과가 미미해 예산낭비란 비판을 받은 적이 있다. 행정당국의 미세먼지 대책이 단발적인 정책으로 해결될 사인이 아님을 보여준 사례라 할만하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미세먼지 공포가 또다시 찾아오고 있다. 대구·경북 지역도 미세먼지 안전지대가 더 이상 아님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올 들어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대구에서 2회, 경북에서 4회 발효됐다. 지난해도 3번 정도의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발생하는 등 우리지역도 미세먼지 발생빈도가 잦아드는 양상이다.

대구·경북 내륙지역은 분지형 지역이다. 공기가 한번 유입되면 잘 빠져나가기 어려운 구조라서 오랫동안 미세먼지가 정체하고 있어 지형적으로도 불리한 형편이다. 미세먼지 대책을 더 서둘러야 할 이유다.

미세먼지는 지름이 10㎛ 이하의 먼지다. 자동차 배출가스나 공장 굴뚝 등을 통해 주로 배출되고 있으며 중국의 황사나 심한 스모그 때 날아오는 작은 크기의 먼지다. 미세먼지 중 입자의 크기가 더 작은 미세먼지를 초미세먼지라 부른다. 지름 2.5㎛ 이하의 먼지다. 대기 중으로 배출된 가스 상태의 오염물질이 아주 미세한 초미세먼지 입자로 바뀌기도 한다.

우리는 미세먼지를 두고 침묵의 살인자라 부른다. 미세먼지가 얼마나 위험한가를 경고한 말이다. 초미세먼지가 미세먼지보다 위험한 것은 허파꽈리 등 호흡기의 가장 깊은 곳까지 침투하고 여기서 혈관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세계보건기구는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블랙 카본(Black Carbon)`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감기, 천식, 기관지염,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중국 베이징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미세먼지 피해가 심각한 곳이다. 베이징 거주 외국인들이 이곳을 탈출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도 미세먼지다.

대구시는 이달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으로 인한 건강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새로운 미세먼지 감소 대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초미세먼지 20% 줄이기 시책으로 경유차 조기폐차, 매연저감장치 부착 지원, 전기차 확대 등을 시행한다고 했다. 취약계층에 대한 황사마스크 지급과 분무형 살수차 운행, 도로먼지 이동측정 시스템 도입 등 새로운 시책도 개발한다고 했다.

지금 우리는 선진국 문턱에 있다. 정부 차원의 미세먼지 대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자치단체 스스로가 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 주민건강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 봄철, 미세먼지 대책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