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교, 김정재 의원 사무실과 `같은 건물·같은 층`에
대형 현수막으로 홍보 나서… `진보와 보수` 대립 눈길

▲ 6·13 지방선거에서 경북도교육감에 출마하는 진보 계열의 이찬교 예비후보가 김정재(자유한국당·포항북) 국회의원과 같은 건물에 선거 사무실을 차려 이목을 끌고 있다. /이용선기자

6·13 지방선거 경북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진보교육감 후보가 적통 보수의 계보를 잇고 있는 자유한국당 현역 국회의원의 사무실을 점령(?)했다.

사연은 경북도교육감 출마자 중 유일한 진보 계열인 이찬교 예비후보가 자유한국당 김정재(포항북) 국회의원 사무실 건물 외벽을 대형 선거 현수막으로 덮어버린 것.

문제의 건물은 포항시 북구 장성동 두산위브 사거리 이레빌딩이다. 김정재 국회의원은 지난 2016년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이 건물 3층에 사무실을 개소해 지금까지 사용해오고 있다.

이곳은 양덕동과 장성동에서 오고 가는 주요 지점이라 그동안 선거철이 되면 선거 홍보 겸 사무실로 애용돼 왔다. 당연히 이번 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시·도의원 후보들도 김정재 의원이 사용하는 `선거 명당`인 이 건물을 노렸다.

하지만, 이미 이찬교 예비후보 측이 발빠르게 사무실을 계약해 다른 후보들이 포기하고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찬교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 건물 3층에 선거사무실을 마련해 입주했다.

이 후보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면서 건물 벽면 전체를 덮을 수 있는 대형 선거 홍보 현수막을 제작해 걸어 놓았다.

당연히 김정재 국회의원 사무실이 통째로 가려지며 갖가지 말들을 낳고 있다. 인근 시민들은 기존 보수 지역구 국회의원의 보금자리에 진보 진영 예비후보가 나타나 호기롭게 도전장을 던진 것 같아 흥미롭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김정재 의원은 심기가 불편하다. 김 의원이 진보 교육감을 지원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고 있는 것.

자유한국당 포항북구당협 관계자는 “건물 주인과 사무실 임대계약을 한 상황이어서 어쩔 수 없다는 상황은 이해하지만, 한 건물에 살면서 사전에 상의를 하고 협조를 구하고 방법을 찾는데 도리인데 솔직히 기분이 좋지 않다”며 “당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어 매우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찬교 예비후보 선거사무실 관계자는 “용흥고가로에 선거사무실을 마련했으나 장소 접근성 등으로 부득이 사무실을 이전했는데, 보수진영 국회의원의 보금자리에 위치를 잡게 돼 이야깃거리가 된 것 같다”며 “이는 의도치 않은 결과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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