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선애<br /><br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
▲ 임선애 대구가톨릭대 교수·한국어문학부

상춘객들로 명승지들이 붐비는 봄이다.

대학도 개학을 해서 분주한 봄을 보내고 있다.

대학에 갓 입학한 신입생들은 고등학교와는 많이 다른 대학의 풍습들을 알아가느라 더욱 바쁜 봄을 보내고 있다. 특히 대학생활 초반부터 취업을 위한 계획을 세우느라 머리를 싸매는 학생들도 보인다.

빈번하게 논의되는 문제이지만, 대학은 취업교육기관이 결코 아니다. 대학생활의 궁극적인 목적은 취업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대학 이후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를 탐구하는 데 있다.

취업은 대학 이후의 삶 중의 하나이고, 대학 이후의 삶을 시작하는 데 경제적인 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취업 부분을 확대시키다보니 마치 대학생활의 전반을 취업에 맞춰야 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정치인과 기업인은 물론이고 교육자까지도 국가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능 중심 교육이 유일한 대안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학생들에게 이제 헛된 꿈을 그만 버리고 직장에서 필요한 기능과 능력을 실질적으로 함양할 방법을 강구하라고 재촉한다. `지식을 향한 폭넓은 탐구는 이제 어떤 결실도 맺을 수 없는 길이라 여겨진다`고 파리드 자카리아는 미국의 현실을 꼬집고 있다.

외교정책 전문가인 그는 또 대학에서의 전공과 졸업 후 생계를 위해서 얻은 직업과의 관계가 그렇게 돈독하지 않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10년 전에 컴퓨터 언어를 배운 사람도 이제는 완전히 다른 애플리케이션의 세계와 모바일 기기를 맞닥뜨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교육에서 중요한 점은 학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가 말하는 학습하는 방법은 생각하는 방법일 것이다.

법철학자, 정치철학자, 윤리학자인 마사 누스바움도 과학·테크놀로지·엔지니어링 분야의 결함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미국고등교육 정책을 비판하면서, `전 세계 국가들은 스스로 생각하고, 전통을 비판할 수 있으며, 타인의 고통과 성취의 중요성을 이해할 수 있는 온전한 시민이 아니라, 곧 유용한 기계일 뿐인 세대를 생산하고 말 것`이라는 경고를 하고 있다.

그녀는 생각의 중요성을 주장하면서 `영혼`을 이야기한다. `생각이 영혼으로부터 열려나온다는 것이 무엇인지, 풍요롭고 미묘하고 복잡한 방식으로 생각이 사람을 연결시킨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망각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한다.

이어서 그녀는 영혼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며, 우리의 인간관계를 단순한 사용과 조작의 관계가 아니라 풍요로운 인간 대 인간의 관계로 만들어주는 사고·상상능력. 우리가 사회에서 서로 만날 때, 서로에게서 사고와 감정의 내적 능력을 상상하고 인식하는 법을 배우게 해주는 그 무엇`이라고 하며, 그런 영혼을 가진 사람을 키워내는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파리드 자카리아나 마사 누스바움의 주장을 얼핏보면 인문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곰곰이 되새겨 보면 기술교육과 인문교육의 조화를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 생활 이후, 취업도 중요하고 삶도 중요하기 때문에 어떤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교육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이며,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마사 누스바움이 이야기하는 `이익 창출 교육`과 `전인교육` 사이의 줄다리기를 위한,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교육을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