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대구에서 내린 눈은 1907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세 번째로 많은 3월 적설량을 기록했다. 대구는 7.5㎝, 경북 울진과 봉화 등은 30~25㎝ 가량의 눈이 내리는 등 경북도내도 많은 눈이 쌓였다.

이날 기습적인 폭설로 대구시내는 교통마비 등 `춘설대란`을 겪어야 했다. 대구시내 도로 11곳이 통제됐다 해제됐으며 학교도 7곳이 휴교에 들어갔다. 17개 학교가 등교시간을 늦췄다.

항공기 결항으로 승객이 큰 불편을 겪었나 하면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결빙으로 중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아침 출근길 대구시내 주요 도로는 차량들로 뒤엉켜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눈길에 차량 바퀴가 빠져 나오지 못해 애를 먹었나 하면 접촉사고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빙판길 때문에 차를 갖고 나오지 못한 출근길의 많은 시민들은 지각을 감수해야 하기도 했다.

기상청의 뒷북 예보와 대구시의 늑장 대응이 대구시민을 이처럼 불편하게 한 것이다. 대구에는 새벽부터 눈이 내렸으나 기상청은 이미 출근대란이 벌어진 오전 7시 30분께야 대설주의보를 발효했다. 대구시도 새벽 3시50분부터 비상근무에 들어갔다고 했으나 시민들의 출근길을 확보하는 데는 실패했다. 뒷북 제설 작업으로 이미 도로는 곳곳이 막혀 교통대란을 겪어야 했다. 시민들의 불평도 쏟아졌다.

특히 대구의 하늘열차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결빙으로 노선 중간에 멈춰 서 소방차가 긴급 출동해 승객을 하차해야 하는 소란이 벌어졌다.

3호선의 운행중단 사태는 시민안전을 위협했다는 점에서 결코 간과해서 될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예견된 사고라고 지적도 한다. 모노레일의 취약점이 드러난 것인 만큼 철저한 원인 규명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행히 인명사고는 없었으나 전동차가 모노레일 공중에 서 있었던 것 자체로 승객들이 느낄 불안감은 크다.

대구시가 처음 모노레일을 도입할 때도 이 같은 우려는 제기됐다. 우려가 현실화 된 만큼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결빙의 문제뿐 아니라 앞으로 강풍과 폭우, 지진 등 기상에 취약한 제반의 문제를 검토, 해결에 나서 시민들을 안심시켜야 한다.

7.5㎝ 눈에도 250만 대구시민들이 겼어야 했던 불편은 너무 컸다. 대구지역의 기상 특징상 눈이 많이 오지는 않으나 어떤 상황이든 대구시는 기민한 대응 능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 기상재난 등에 대비한 교통행정의 대응 수준이 지금보다 높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행정당국의 위기관리 능력은 저절로 갖춰지는 것이 아니다. 관심과 준비라는 과정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 행정당국에 대한 신뢰도도 이런데서 출발한다. 선진국으로 가는 우리에게 재난에 대응하는 관리능력은 이젠 시민에게 중요한 평가항목이 됐음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