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경북도지사 주자들
“도정철학 이어 받겠다”며
김 도지사에 러브콜 보내

김관용 경북지사의 정치적 몸값이 오르고 있다.

3선 경북지사로 임기를 4개월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레임덕으로 도정 누수현상을 우려해야 할 시점에 오히려 몸값이 크게 상승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6·13지방선거에서 차기 경북도지사를 목표로 뛰고 있는 주자들이 거의 다 김 지사의 도정철학을 이어받겠다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점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최근 경북도청 동락관에서 열린 경북농민사관학교 개강식에는 4명의 자유한국당 지사후보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날 참석후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김 지사의 손을 잡으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등 정성어린 애정공세를 펼치기에 바빴다.

박명재 의원은 “경북농민사관학교는 경북농업의 희망이자 미래로 김관용지사 12년 도정에서 가장 성공한 업적 중 하나”라고 치켜세운 뒤 “앞으로 농민사관학교를 종합사관학교로 대폭 확대개편 하겠다”고 말했다.

남유진 예비후보도 마찬가지다. 같은 구미출신으로 박정희 기념사업, 새마을 운동 등 김지사의 정책을 이어받은 그는 오는 10일 경산 선거사무실 개소식을 앞두고, “김관용 지사도 경산에 선거사무실을 두고 3선의 역사를 이루었다”며 “경산의 좋은 기운으로 반드시 승리를 만들어내겠다”며 김 지사 마케팅에 열중이다.

이철우 후보도 뒤지지 않는다. 이철우 후보는 김관용 지사 시절 정무부지사를 역임한 만큼, 어느 누구보다 김 지사를 잘 알고, 가장 가깝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선거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또 앞서 모 예비후보측이 김 지사 측에 “앞으로 도지사선거와 관련, (지사가)중립만 지켜달라”고 간곡히 부탁했다는 설도 나도는 등 김 지사의 몸값이 연일 치솟고 있다. 이렇듯 김 지사 마케팅은 여러 후보진영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김관용 지사의 정치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관용 지사가 12년간 도지사로 재임한 만큼, 경북도민의 바닥민심이 김 지사측에 가 있어, 이를 외면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불어 유력 후보들 모두 김 지사의 도정정책을 그대로 이어받아야 하는 것도 한 요인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 지사가 펼친 도정의 화두는 `일자리 창출`이다. 대구 산격동 청사 시절 도청 정문에는 `일자리가 우선이다`라는 문구가 걸려있었듯, 김 지사가 일자리 창출에 올인했고, 현 문재인 정부도 일자리 창출에 최우선 방점으로 찍으면서 타 후보들 역시 이 정책을 이어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김 지사는 여러 가지 여건상 특정 후보 지지를 선뜻 밝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록 3선으로 물러난다지만 오랫동안 지역에서 함께 동고동락해온 정치의 동반자이자 후배 후보들에 대해 대놓고 지지를 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클 수밖에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유력후보들 모두 김 지사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고, 도정 방향도 그대로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돼 김 지사의 훈수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며 “선거공학적으로 볼 때 여러 후보들 모두 김관용 지사를 업고가야 하는 형편이어서 앞으로도 이러한 김 지사 마케팅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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