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태 주

누구나 오래

안 잊히는 것 있다

낮은 처마 밑

떠나지 못하고 서성대던

생솔가지 태운 냉갈내며

밥 자치는 냄새

누구나 한 번쯤

울고 싶은 때 있다

먹물 오락

엎지른 창문에

켜지던 등불

두런대던 말소리

마음 먼저

멀리 떠나보내고

몸만 눕힌 곳이 끝내

집이 되곤 하였다

귀소(歸巢)는 새들이 제 둥지를 찾아 돌아가는 것을 일컫는다. 시인도 새처럼 자기의 집으로 찾아가면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서러움, 생의 심연에서 솟아나는 그리움 같은 것을 느끼고 있음을 본다. 그가 꿈꾸는 `밥 자치는 냄새`, `창문에 켜지던 등불`, `두런대던 말소리` 이런 기억들과 왈칵 쏟아지는 눈물 같은 것들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의 목소리를 듣는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