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모른채 응시여부 판단
깜깜이 입시문제 해결 기대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채점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15년 만에 수능 가채점을 발표하는 방안을 밝혔다. 그동안 수능 성적을 모른 채 수시모집에서 대학별 고사 응시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깜깜이 입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성기선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27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부터 수능 가채점 결과 등급별 예상 커트라인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오는 6월 모의평가에서 가채점 결과 발표를 시범실시하고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평가원은 지난 2003학년도와 2004학년도 수능에서 표본 채점 방식으로 가채점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당시 수험생 4만여명의 답안지를 채점해 추정치를 발표했고, 실제 채점 결과와 차이가 크다는 비판이 나오며 2005학년도부터 중단했다.

현재는 수험생들이 수능과 모의평가를 치른 뒤 3주일이 지나야 개인별 성적과 등급구분점수(등급 컷)를 알 수 있다.

수험생들은 직접 가채점을 할 수 있으나 다른 학생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 위치인지 짐작되지 않아 그동안 입시학원 정보나 컨설팅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모의평가에서 시범실시를 거쳐 올해 수능 때 평가원이 등급컷을 발표할 경우, 수험생들은 각종 입시기관에서 발표하는 등급컷 대신 평가원의 발표를 참조해 입시전략을 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성 원장은 “입시학원의 예상 등급컷 등을 발표하고 입시설명회를 하며 불안감을 조성하는 현상을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학생부종합전형과 수능 등을 둘러싸고 불거진 공정성 논란에 관해서는 “수능이 객관적이기는 하지만 출발선이 다른 학생들을 같은 잣대로 평가한다는 측면에서 한계점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성 원장은 다만 “주요 대학의 학종 쏠림 현상이 수험생들을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할 수 있다”며 “각 전형이 가진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보완하는 균형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세리기자

    고세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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