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 마늘소녀 컬링팀, 스웨덴과 결승서 기권 패배에도
亞 최초 은메달 새역사에 `안경선배·영미` 국민적 인기
한국 금 5·은 8·동 4개 역대 최다 메달로 종합 7위 선전

▲ 25일 강원도 강릉 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평창올림픽 컬링 여자 결승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한국 컬링 대표팀이 시상대에 올라 손인사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은정, 김경애, 김선영, 김영미, 김초희. /연합뉴스

연일 놀라운 경기력을 보이며 세계를 놀라게 한 의성 컬링소녀들이 아시아 역사상 첫 은메달을 따내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관련기사 4·15면> 스킵(주장) 김은정(28), 리드 김영미(27), 세컨드 김선영(25), 서드 김경애(24), 후보 김초희(22)로 구성된 여자 컬링대표팀 `팀킴`은 25일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컬링 4인조 결승전에서 스웨덴(스킵 안나 하셀보리)에 3-8로 패하며 은메달을 차지했다.

스웨덴이 경기 시작부터 빈틈 없는 플레이를 펼친 끝에 9엔드 종료 후 점수차가 5점차로 크게 벌어지자 `팀킴`은 상의 끝에 패배를 인정하고 기권했다.

대표팀은 아쉬운 표정으로 마지막 경기를 마쳤지만 이번에 차지한 은메달은 한국 컬링의 새 역사를 쓰는 소중한 메달로 남게 됐다.

유럽 및 북미 국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올림픽 컬링에서 아시아 국가가 결승전에 오른 것은 `팀킴`이 최초였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에는 상대적으로 늦은 1980년대에 들어 컬링이 처음 도입되기 시작했기에 이번 성과는 더욱 눈부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팀킴`은 이번 대회 예선부터 개성있는 언어구사와 뛰어난 팀워크로 `빙판 위 체스` 혹은 `빙판 위 당구`로 불리는 컬링 열풍을 이끌었다. 예선 1차전에서 만난 세계랭킹 1위 캐나다를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제압한 `팀킴`은 일본(6위)에 패하며 기세가 한풀 꺾이는 듯 했다.

그러나 이후 스위스(2위), 영국(4위), 중국(10위), 스웨덴(5위), 미국(7위), OAR(3위,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 덴마크(9위) 강호를 잇따라 연파하며 8승 1패로 예선 1위를 차지,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당시 3승 6패로 8위에 머무르며 예선탈락한 아픔을 깨끗이 씻어냈다.

`팀킴`은 지난 23일 오후 8시 5분 강릉컬링센터에서 펼쳐진 준결승에서 숙적 일본을 만나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끝에 8-7로 승리하며 아시아 국가 최초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스킵 김은정이 던진 마지막 샷이 하우스 안에 정확하게 위치하는 순간 4명의 선수가 서로를 얼싸안은 장면은 이번 대회 최고의 순간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승승장구하던 `팀킴`은 결승에서 만난 강호 스웨덴의 벽을 넘지 못했다.

1엔드에서 양팀은 서로 하우스 안의 상대 스톤을 쳐내기에 집중했고 작전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은 한국은 아쉽게 1점을 선취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2엔드에서 선공을 잡은 `팀킴`은 상대 스톤을 지속적으로 쳐내는데 성공하며 스웨덴의 다득점 작전을 봉쇄했고 스웨덴은 무득점 후 다음 엔드에서 후공을 잡는 `블랭크 엔드`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3엔드에서 스웨덴은 결국 2점을 가져가는데 성공했다.

`팀킴`은 스킵 김은정의 마지막 샷이 원하던 지점에 조금 못미치며 2점을 내주고 말았다.

`팀킴`은 4엔드 들어 다시 후공을 잡았지만 스웨덴의 빈틈 없는 플레이어 고전했다.

스웨덴이 버튼 중앙을 차지한 상태에서 마지막 스톤을 던져야 했다. 스킵 김은정은 마지막 샷으로 가드를 밀어 중앙에 있는 스웨덴 스톤을 쳐내는 런백을 시도했지만 실패해 1점을 빼앗겼다. 선공 팀이 득점하는 `스틸`을 당한 것이다.

5엔드에도 스웨덴은 정확한 플레이를 펼쳤다. 김은정은 하우스에 스웨덴 스톤만 2개 있는 상태에서 마지막 샷을 했으나, 스웨덴 스톤 1개만 쳐내면서 1점을 또 잃었다.

점수는 1-4로 벌어졌다. `팀킴`은 6엔드에 1점 만회했다.

하지만 7엔드에만 3점을 내줘 점수차가 2-7로 크게 벌어지며 사실상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이어진 8, 9엔드에서 양팀은 1점씩을 주고받았고 `팀킴`은 경기를 마무리하기 전 패배를 시인하고 스웨덴의 승리를 축하해줬다.

비록 결승전에서는 패배했지만 이번 올림픽 기간 `팀킴`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스킵 김은정의 별명인 `안경선배`와 그가 애타게 부르는 “영미”라는 신조어는 국민들 사이에서 유행어로 번졌다.

하나의 팀으로 똘똘 뭉친 `팀킴`의 선전은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꿈나무들에게 귀감이 되기에 충분했고 국민들은 지친 삶 속에서 한줄기 희망을 찾았다.

한편, 지난 9일 개막해 17일간의 열전이 펼쳐진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은 25일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노르웨이가 금메달 14개, 은메달 14개, 동메달 11개로 1위를 차지했고 한국은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로 역대 최다메달(17개)을 획득하며 종합 7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의성/김현묵기자

muk4569@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