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토토가`서 재결합 공연
팬들과 눈물의 시간여행 펼쳐

▲ 지난 15일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3`에서 H.O.T.가 재결합 공연을 하고있다. /MBC 제공

6천189일의 기다림 끝에 `오빠들`이 돌아왔다.

17년을 보상받기에 120분의 공연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제 3040세대가 된 팬들은 “그저 고맙다”고 울었다.

24일 MBC TV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3`에서는 지난 15일 서울 송파구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H.O.T.의 재결합 공연이 방송됐다.

공연 전 옛날 교복, 흰 우비, 현수막을 각기 걸친 2천500명의 팬은 흰 풍선을 들고 `떼창`하며 H.O.T.를 기다렸다.

예정된 공연 시작 시각, `세기말` 의상을 입고 무대에 나타난 H.O.T.는 첫 곡으로 데뷔곡인 `전사의 후예`를 선물했다. 첫 곡을 마친 다섯 멤버는 팬들의 환호 속에 숨을 고르며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각기 개성이 충만한 첫 인사를 건넸다.

“이렇게 인사를 하는 게 17년 만인데요. 리더 문희준입니다.” “쿨워터 향기가 나는 장우혁입니다. 이 자리가 너무 꿈같아요.” “리드보컬 강타입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막상 기회가 오면 입이 잘 안 떨어져요.” “미국인을 맡은(?) 토니안입니다. 요새 제가 지나가면 `어, 미우새(출연 중인 SBS TV 예능 `미운 우리 새끼`)다`고들 하셨는데 이제 다시 H.O.T.란 말을 듣게 돼 기쁩니다.” “막내 이재원입니다. 제 눈에는 팬 여러분도 아직 중고생 같습니다.”

멤버들은 간단한 인사 후 바로 다시 무대를 이어갔다. 두 번째 곡은 1집의 히트곡 `캔디`였다. 큰 벙어리장갑과 모자, 귀마개뿐만 아니라 문희준의 특기인 파워레이서 춤, 장우혁의 망치춤도 그대로였다. 이어 2집 히트곡 `행복`과 강타가 작사·작곡해 의미가 있는 3집 수록곡 `빛`을 들려줬다. 전주만 들어도 크게 환호한 팬들은 예전의 응원 구호를 그대로 외치고 노래를 따라부르면서도 눈물을 흘렸다.

이어 `무한도전` 멤버들이 준비한 `위 아 더 퓨처`(We are the future) 무대와 H.O.T.가 준비한 `진짜` `위 아 더 퓨처`가 연달아 공연됐다. 이 곡은 기성세대를 향한 10대들의 울분을 담은 노래로, 멤버들은 이제 40대 `기성세대`가 됐지만 무대 위에서만큼은 예전 모습 그대로 포효했다. 다음 곡도 사회에 대한 비판 메시지를 담은 `아이야!`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를 선보인 H.O.T.는 객석 한가운데 무대로 이동, 팬들과의 거리를 좁히며 서로 눈시울을 붉혔다. 멤버들은 팬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팬송 `우리들의 맹세`와 `너와 나`를 들려줬다. 소녀에서 엄마가 된 팬들이 남편, 아이와 함께 기립해 노래를 따라부르자 멤버들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울지 마요, 사랑해요”라고 외쳤다.

“너무 늦게 와서 미안해요.” 준비된 곡들을 마친 후 이재원이 먼저 입을 뗐다.

“다시 만날 수 있는 그 날까지 같이 마음속에 간직해요.”(토니안) “이제 진짜 심각하게 (활동) 고민을 해보겠습니다.”(장우혁) 멤버들은 저마다 마지막 인사를 건넸고 팬들은 환호로 화답했다.

120분간의 공연 후 멤버들은 “너무 행복했다. `이게 팀이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H.O.T.를 17년간 지켜주신 건 팬들이었다”고 소감을 남기며 시간 여행을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