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경북지사 후보에
“대구취수원 이전 각서” 언급
구미지역 경제단체·시민들
두 지역 이간질” 부글부글
한국당 구미시장 주자마저
“대구 선거 위기감 드러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최근 대구방문 때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후보로부터 대구취수원 이전에 대한 각서를 받겠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자 구미 경제단체와 시민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구미상공회의소는 19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구미와 대구 양 지역을 더 이상 이간시키지 말라`는 성명서를 통해 “홍 대표의 허황된 발상은 지역의 사정과 대구와 구미간의 상생은 물론 양 지역 간을 이간시키는 기폭제밖에 되지 않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구미상의는 “홍 대표의 각서 파문은 대구·경북에서 자유한국당 공천만 받으면 곧 당선으로 이어진다는 오만불손하고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서 나온 결과”라며 “취수원 이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43만 구미시민의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정치적 논리가 아닌 국가의 백년대계와 경제적 논리, 생태보존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수도권규제완화 등과 같은 여러 악조건으로 인해 구미공단의 위기가 더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정치인들이 취수원과 관련된 문제로 구미국가5단지 분양까지 지연시키는 것은 지역 경제계뿐만 아니라 구미시민들을 분노케 하는 처사”라며 “구미시민과 기업인들은 지역에 출마하는 경북도지사·구미시장 후보, 구미지역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들이 어떤 자세를 취하는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유능종 위원장도 성명을 내고 “홍 대표의 발언은 구미시의 자존심을 여지없이 짓밟는 횡포로, 그 어디에도 민심을 존중하는 정치적 가치관을 찾을 수 없다”며 비난했다. 그는 “구미시장 출마를 결심한 출마예정자로서 구미지역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 구미시장 출마예상자들은 대구취수원 이전에 대한 명백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그것이 구미시민을 위해 일을 하겠다는 공인으로서의 기본”이라며 한국당 출마자들을 압박했다.

반면 한국당 구미시장 출마예상자들도 내부적으로 홍 대표의 발언에 대한 불만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홍 대표의 발언은 대구에서의 한국당 위기감을 그대로 드러낸 것으로, 대구시장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구미시를 죽이는 결과를 낳았다”면서 “당 내부에서 홍 대표의 발언이 이번 선거에서 독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귀띔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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