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이 우리 사회전반을 뜨겁게 달아오르게 하고 있다. 미투운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나도 그렇다`라는 뜻의 `Me Too`에 해시태그를 달아(#MeToo) 자신이 겪었던 성범죄를 고백함으로써 그 심각성을 알리는 캠페인 또는 운동을 가리킨다.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자 하비 웨인스타인의 성추문 사건 이후 영화배우 알리사 밀라노가 2017년 10월 15일 처음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성범죄를 당한 모든 여성이 `나도 피해자(Me Too)`라며 글을 쓴다면 주변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는지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취지다. 미국에서는 미투 캠페인을 제안한지 24시간 만에 50만 명이 넘는 사람이 리트윗하며 지지를 표했고, 8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MeToo` 해시태그를 달아 자신의 성폭행 경험담을 폭로했다. 특히 미국의 체조 금메달리스트 맥케일라 마루니가 미투 캠페인에 참여하며 팀닥터 래리 나사르 박사에게 13살 때부터 성추행을 당해온 사실을 고백해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메릴 스트립, 리즈 위더스푼, 숀다 라임스, 스티븐 스필버그 등 영화, TV, 연극 분야에서 활동하는 300여명의 영화인은 1천300만 달러를 모금해 성 차별과 직장 내 성희롱, 성폭력에 맞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법 지원 펀드 `타임즈업`을 발족해 `타임즈업 운동`이라고도 불린다.

대한민국에서도 지난달 서지현 검사가 검찰 내부 통신망에 8년 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당한 성추행 피해 사실을 알려 미투운동이 본격 시작됐다. 이어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가 연극계의 거장인 이윤택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했고, 또 다른 피해자들이 연이어 `미투 운동`에 동참함에 따라 한국극작가협회가 이윤택을 회원에서 제명하기에 이르렀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이름높은 고은 시인도 최영미 시인의 작품 `괴물` 속에서 성추행을 일삼는 원로 시인 `En 선생`으로 지목당했다.

여성에 대한 불합리한 성추행 또는 성폭행을 고발하고, 재발을 막기 위해 시작된 미투운동이 대한민국 사회 전반의 다양한 사회·경제적 권력에 의한 폭력·위압·강압을 없애는 데 하나의 단초가 되길 바란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