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날에도 우리는 우리 민족의 미풍양속으로 내려온 설날 덕담을 많이 나눴다. 윗어른은 물론이요 가족친지, 친구와 아랫사람에게도 한햇동안 좋은 일들이 많기를 기원해 주는 말로 서로를 위로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는 인사말이 이런 덕담의 대표적 표현이다.

설날의 어원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이 있으나 정확한 것은 알 수가 없다고 한다. 낯설다는 말에서 파생했다는 것과 나이를 의미하는 살에서 나왔다는 견해, 장이 선다는 의미에서 그 근원을 찾고 있으나 확실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낯설다는 말이 새롭기 때문인 것처럼 새롭다는 의미가 모두 내포된 공통점이 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것과 새로운 한해의 장이 시작한다는 뜻이 그렇다. 설빔도 새로운 몸가짐을 다짐하자는 뜻에서 새 옷을 입었다고 전해지고 있으니 유래는 비슷하다.

새해에 나누는 덕담은 어느 민족이나 비슷하다. 우리와 인접한 중국도 음력 1월1일을 춘절이라 부르며 우리처럼 연휴를 즐긴다. 그들의 덕담도 돈 많이 벌고, 건강하며 복이 넘치는 한해를 기원한다. 수복강령(壽福康)은 우리의 조상이 즐겨 사용하는 어휘다. 인간의 행복 가운데 가장 중요한 `오래 살고` `복 받으며` `건강하고` `편안한 삶`을 기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언령(言靈) 사상`이라는 게 있다. 소리 내어 말하는 사람의 언어가 실제 현실에서 무언가 역할을 해준다고 믿는 관념이다. 좋은 말을 하면 좋은 결과가 나타나고 나쁜 말을 하면 나쁜 결과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언어에 주술적 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상이다. 우리 속담에 `말이 씨가 된다`는 것 등이 언령적 의미를 갖고 있는 표현이다.

좋은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언령 사상을 떠나 우리사회의 밝고 부드럽게 해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언어가 사람의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보면 우리가 즐겨 쓰는 덕담은 사회를 건전하게 이끄는 힘이 된다. 남의 입장을 배려하고 잘되기를 바라는 덕담은 나에게도 좋은 습관이 된다. 설날에 나눈 덕담이 내내 우리 사회에 번져 좋은 일이 많이 생기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다.

/우정구(논설위원)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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