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칼럼
현대판 기우제(祈雨祭)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등록일 2018.02.13   게재일 2018.02.14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비가 내리기를 기원하는 기우제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많은 민족이 가지는 공통된 제의(祭儀)다. 농업을 근간으로 하는 농경 사회일수록 비에 대한 간절함은 더욱 컸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단군신화에 등장하는 풍백, 우사, 운사만 봐도 비의 중요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극심한 가뭄이 지속되면 마을단위 혹은 나라 차원에서 기우제를 올렸다. 왕은 하늘에서 내리는 비가 부족해 농사가 흉년 들고 민심이 흉흉해지면 이것은 왕의 부덕(不德)의 소치라 생각하고 속죄 의례를 행하기도 했다. 또 죄수를 사면하거나 조세감면 등의 선정을 베풀곤 했다.

기우제는 기우제의 방식이나 주체들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전해져 왔으나 지금은 기우제의 의미가 거의 퇴색하고 지역에 따라 상징적 의미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다. 최근 대구 수성구청이 대구 경북일대의 심각한 가뭄에 대한 간절함을 모아 기우제를 올린 것이 이런 케이스다. 작년 7월 경북지역이 한창 가물었을 때도 포항과 경주 등지에서는 이런 맥락에서 기우제가 올려졌다.

기우제가 비를 내리게 하는 영험이 있지 않다는 것은 현대 과학으로 이미 입증된 마당이다. 민간에서 이뤄지는 이런 기우제는 간절함에 대한 마음을 기우제 형식을 빌어 표현한 것이다.

미국 애리조나 지역의 호퍼 인디언들이 기우제를 지내면 반드시 비가 온다고 한다. 그 사연을 알아보니 이 인디언족은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여기서 `호퍼 인디언 정신`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인간이 불굴의 신념으로 일을 하면 무슨 일이든 반드시 이룰 수 있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인디언 기우제`라는 책까지 나왔다. 불굴의 정신으로 인생을 살아 성공한 사례들을 엮었다.

궁즉통(窮則通)이라는 말처럼 궁하면 살길이 열릴지 모른다는 인간의 심리가 기우제 속에는 숨어 있는 듯하다.

현대판 기우제이지만 비가 내리길 바라는 마음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과학이 아직은 비를 내리게 하는 단계에 도달하지 못한 현실이 오히려 우리 고유의 기우제를 유지하게 해 다행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많이본 뉴스
1
경영난 ‘에어포항’ 대주주 1년만에 교체
2
대구·경북 공공기관은 ‘친인척 특혜 채용’ 없나
3
기여에 인색한 지역 공공기관… 대책은 없나
4
쇠제비갈매기 단독보도 이후 잇단 특종 본격적인 연구 단초 제공
5
김경호 재포울릉상공인특우회장울릉군교육발전위에 장학금 전달
6
울릉도 찾은 신보균 행자부 차관 ‘민생행보’
7
본지 발굴취재 ‘안동호 갈매기’ KBS 전파 탄다
8
한국당 초선, 내달초 황교안·유승민·오세훈 등과 토론회 추진
9
독도주민 故 김성도씨 분향소 설치
10
제2의 고향 안동호에 살고 있는 ‘쇠제비갈매기’를 만나다
신문사소개제휴안내광고안내불편신고편집규약기자윤리강령광고윤리강령재난보도준칙저작권문의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북매일 로고 일간신문등록번호 : 가-96호   등록일자 : 1990.02.10   발행·편집인 : 최윤채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명환 편집국장
본사 주소 : 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89   tel : 054-289-5000   fax : 054-249-2388
경북도청본사 주소 : 경북 안동시 풍천면 수호로 69(4층)   tel : 054-854-5100   fax : 054-854-5107
대구본부 주소 : 대구광역시 동구 동대구로 451(굿빌딩 3층)   tel : 053-951-6100   fax : 053-951-6103
중부본부 주소 : 경북 구미시 신시로 14길 50(3층)   tel : 054-441-5100   fax : 054-441-5101
경북매일의 모든 콘덴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11 경북매일.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kbmaeil.com
엔디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