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5일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지 석 달 만에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4.6의 여진은 포항시민들을 지진 공포감 속으로 급속히 몰아넣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이날 새벽, 포항시 주변 도로는 지진공포에서 벗어나려는 차량들로 크게 붐볐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오전 5시부터 2시간 동안 고속도로를 빠져나간 차량이 1천대가 넘었다고 한다. 일부 주민들은 대구 등 가까운 친척이 있는 곳으로 일단 피해보자는 식으로 포항을 빠져나왔다고 한다. 일부 편의점에는 새벽부터 사람이 몰려 동이 트기 전 도시락과 컵라면 등이 동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포항시민은 지난해 발생한 강진 이후 지난 3개월 동안 건물피해 복구는 물론 평상심을 찾으려고 무척 애를 써왔다. 그동안 90여 차례의 크고 작은 여진으로 시달려 온데다 지진피해로 인한 트라우마가 쉽게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도 많은 시민이 이 같은 공포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는 치료를 받는 등 정상으로 돌아가려고 애를 쓰고 있다.

포항은 이번 여진으로 43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포항 보경사 대웅전 건물 내부 벽에 균열이 발생하는 건물손괴 사고가 다수 발생했다. 가뜩이나 심리적 불안감을 지니고 지내던 포항시민에게 이번 여진은 심각한 타격을 안겨 주었다.

지난 5일 여진 발생 직후 포항지역 지진대피소에 100명이 넘는 주민이 다시 찾아온 것만으로도 그들의 불안감을 입증한다. 포항시는 안전진단을 거칠 때까지 대피소를 계속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설 연휴 기간과 이후에도 무료급식을 제공한다니 그나마 위안이 된다.

이번에 포항지역에서 발생한 4.6의 여진은 지난해 발생한 본진 이후 최고 강도의 여진이다. 그래서 “또 다른 본진이냐 여진이냐”를 두고 논란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 같은 여진이 앞으로 길게는 1년 정도 더 발생할 수 있다는 데는 이론이 없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규모 5.0 이상의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하니 걱정이 아닐 수 없다.

2.0~3.0대 작은 여진이 빈번하게 발생한 경주와 달리 포항의 여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이례적이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본진 단층면 확장으로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이 설명하고 있으나 이번 여진의 패턴과 포항지역 땅 상황에 대한 보다 정밀한 조사가 있어야겠다.

이에 따른 정부단위의 지속적인 경계와 해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포항시민의 불안감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지난 6일 대만 화롄에서 6.0규모 지진 발생으로 300명 가까운 인명 피해가 있었다. 대만에서 보듯 방재태세를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대형 재난을 부를 수 있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포항시민이 믿고 의지할 데는 정부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