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학주<br /><br />한동대 교수
▲ 김학주 한동대 교수

최근 증시가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아직 건강한 조정이라고 믿는 투자자들도 많다. 금리가 올라도 경제가 받아줄 수 있을 만큼 건강해졌다는 이야기다. 과연 그럴까?

최근 엑슨모빌, 쉐브론 등 미국 정유업체들이 저조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유가가 올라서 석유채굴 및 생산부문에서는 양호했지만 정제 마진이 하락했다. 즉 상승한 유가를 석유 수요가 받아주지 못한 결과다.

금리도 마찬가지다. 상승하는 금리를 수요가 받아줄 수 있을까? 금리가 상승할 때 가장 맷집이 약한 부분부터 타격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HNA나 완다(Wanda)처럼 문어발식 확장으로 인해 부채가 급증한 중국 재벌들이 위험하다. HNA의 경우 최근 발행된 회사채 금리가 연 18% 수준에 달한다.

미국 소비도 불안하다. 대표적인 예로 자동차의 경우 저유가, 저금리 속에 미국인들도 분에 넘치게 큰 차를 구입했다. 만일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 버티지 못할 것이다. 이런 충격을 시장은 간과하고 있다. 이렇게 민간에서 부도가 나면 정부가 민간 부채를 흡수해 주었다. 앞으로도 그럴지 모른다. 사실 이는 자본주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 하고, 그래야 비효율적인 투자를 예방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러나 지금까지는 부도가 경제시스템을 흔들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렇게 행해져 왔고, 지금은 익숙한 상태다.

문제는 정부가 그런 결정을 내릴 때까지 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포지수인 VIX를 추천했었다. 이제 남은 질문은 증시가 언제 정상화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증시의 상승세가 꺾였을 때 단기적으로 회복하는 경우를 한번도 보지 못했다. 특히 지금은 쏠림 현상이 심해서 증시 변동 폭이 훨씬 클 수 있다. 그 쏠림을 만든 주범이 컴퓨터 알고리듬 트레이딩인데 증시가 꺾이면 그 알고리듬이 더 강한 하락의 방향성을 만들 수도 있다. 즉 기계가 지금까지 상승세를 만들었던 것처럼 앞으로 하락세를 만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또한 최근 주가가 하락했지만 거래량을 보면 많다. 즉 아직 진짜 바닥이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증시가 우려보다는 짧은 기간 안에 정상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리만사태 이후에 생긴 경험 때문이다. 그 당시 투매가 있었고, 자산가격이 폭락했었다. 가격이 떨어졌다는 것은 투자수익률의 상승을 의미한다. 즉 투자자들이 자산을 팔고 나서 그렇게 높아진 기대수익률을 갖고 있는 다른 투자대안을 찾았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그래서 팔았던 자산을 다시 매수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저성장 시대에 낮아진 수익률을 겸허히 인정할 수밖에 없었고, 이런 것들이 학습된 지금은 예상보다 빠르게 자산가격 거품이 다시 생길 수 있을 것이다.

시장이 정상화된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트럼프식 경기부양이 부작용으로 인해 작동하지 않음을 인식하게 될 것이고, 결국 신경제를 빨리 불러오는데 역점을 둘 것이다. 따라서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블록체인, 빅데이터, OLED 관련 종목들이 조정 받을 때 저점 분할매집하는 투자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 또한 급등했던 VIX도 언젠가 10근방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므로 그 반대 포지션인 XIV가격이 추가 하락할 때마다 조금씩 저점매집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주가는 단기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폭으로 떨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바닥은 알 수 없다. 투자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자산가격 거품 시대가 끝난 것처럼 투매가 나타날 때 꾸준히 분할매집하는 것이다. 주가가 떨어질 때 공포심을 극복하고 조금씩 끝까지 사면서 매수단가를 낮춰 나가면 된다. 자산가격의 거품은 인구 구조가 만들어 놓은 산물이므로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