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파악 못한 시민들
대피여부 결정 제때 못하고
인터넷 검색하며 우왕좌왕

규모 4.6 포항지진을 알리는 기상청의 긴급재난문자(CBS) 발송이 무려 7분 가까이 늦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기상청이 긴급재난문자 발송까지 걸리는 시간을 올해 안에 7초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한 상황이서 기상청의 발표가 헛구호였다는 비난을 면치못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3분 3초 포항시 북구 북북서쪽 5km 지역에서 규모 4.6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 지진 이후 가장 큰 규모이다.

기상청은 지진 관측 약 55초만인 오전 5시 4분께 자동 추정 결과만을 반영해 규모 4.7의 여진이 발생했다고 언론사와 유관기관에 속보를 전송했고 이후 수동 분석을 통해 규모를 4.6으로 하향 조정한 뒤 다시 속보를 날렸다.

하지만 정작 국민에게 직접 전송되는 긴급재난문자는 지진 관측 이후 6분 30여 초 뒤인 오전 5시 10분에야 발송됐다.

이로 인해 진앙지 인근인 포항시 흥해읍을 비롯한 포항시민들은 강한 진동을 느낀 뒤 지진 규모를 파악하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더욱이 대피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각기 인터넷을 접속해 지진 속보를 검색하거나 소방본부와 포항시청 등지로 지진 관련 문의 전화를 하는 등 불안과 공포로 떨었다.

포항시 장성동 이모씨(45)는 “집에 쿵 소리와 함께 크게 흔들렸고 직감적으로 강한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을 알았다”며 “대피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재난문자를 기다렸으나 한참 동안 오지않아 인터넷 기상속보를 검색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의 본진이 발생했을 당시에는 최초 관측(오후 2시 29분 34초) 이후 19초 만에 경보가 발표됐고, 이후 4초 만에 긴급재난문자가송출됐다. 이후 2.0 이상 여진 때마다 진동을 느끼자마자 곧바로 재난문자가 전송됐지만 이번 4.6 포항지진에는 `긴급`이라는 말이 무색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언론사나 유관기관에 지진 관측 이후 100초 안에 속보를 내보내면서 긴급재난문자도 같이 나가야 한다”며 “분석은 평소대로 했지만, 긴급재난문자 발송이 늦어져 현재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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