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오늘 역사적 개막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공식 입촌식이 열린 8일 오전 북한 취주악단이 축하공연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3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거머쥔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 티켓. 어렵사리 얻어낸 그 티켓으로 펼칠 `대한민국의 마법`이 9일 시작된다.

92개 국가 2천925명의 선수가 참여하는 겨울 스포츠 제전인 평창 동계올림픽에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날 저녁 8시에 시작될 개회식부터 오는 25일 열리는 폐회식까지 사람들은 `권모`와 `술수`가 통하지 않는 정정당당하고 깨끗한 승부를 기대하며 애정 어린 시선으로 올림픽을 지켜볼 것이다.

3번의 도전 끝에 유치 성공
세계인이 주목 국가적 경사
비밀 준수 서약까지 받은
개회식 공연 초미의 관심

북한 참가로 극적 대화모드
정치권 반목·갈등 버리고
평화·공존의 인류축제 돼야

이번 대회를 기다리며 4년간 흘린 참가 선수들의 피와 땀이 만들어낼 예측 불가능한 수많은 감동의 장면은 전 세계를 설레게 할 것이 분명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한국은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2번째로 동·하계 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나라가 됐다. 이 또한 축하해야 할 국가적 경사임에 틀림없다.

가장 먼저 기대를 모으는 것은 오늘 밤 평창 올림픽플라자에서 진행될 개회식이다. 내용이 미리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리허설 참석자들에게 `비밀 준수 서약`까지 받은 개회식은 언론에 공개된 30초의 짤막한 영상을 통해 내용과 형식에 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개·폐회식을 총괄 지휘하는 송승환 감독과 양정웅 씨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 개회식의 키워드는 `인류 보편이 공감할 수 있는 평화`다. 5명의 아이들이 한국의 과거와 미래를 오가며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평화의 소중함을 찾아간다는 내용이 판타지라는 형식 속에 담긴다.

여기에 “전통 한국문화에 K팝과 미디어아트, 현대무용과 디지털 퍼포먼스 등 현대적 한국문화를 접목해 지켜보는 세계인의 공감을 끌어내겠다”는 연출자의 부연은 기대감이란 이름의 풍선을 더욱 부풀리고 있다.

강원도의 차가운 바람 아래 지붕 없는 공연장에서 진행될 개회식이라 방한에 대한 걱정이 없지 않다. 하지만, 2시간의 추위만 견딘다면 참석자들은 `잊지 못할 스포츠 역사의 한 장면`을 눈앞에서 목격한 행운아로 기록될 것이다.

사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 1월 1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발표 이후 급속하게 진행된 남북 고위급 회담과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따른 반발, 대규모 북한 공연예술단과 응원단의 방남(訪南)을 둘러싼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은 밀어닥친 한파와 상관없이 뜨거웠다.

또한 김일성의 직계인 이른바 `백두혈통`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한국 방문을 바라보는 보수와 진보 진영의 엇갈린 시선에 “온전한 핵무장을 위한 시간 벌기에 올림픽이 이용되면 안 된다”는 목소리까지.

여기서 잠깐 시계를 거꾸로 돌려 고대 올림픽이 시작된 BC 776년으로 가보자. 당시 전쟁을 거듭하던 그리스 도시국가들도 올림픽 기간만은 싸움을 멈추고 화해의 방법을 고민했다고 한다. 그때부터 올림픽의 기본 정신은 `평화와 공존`이었다.

현재 한국은 올림픽 정신에 기대 “대립과 갈등 대신 평화와 공존을 위한 화해의 발걸음에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누구도 내일을 정확히 알 수 없다. 아직 겪지 않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상황을 예단해 벌써부터 미래를 두려워할 이유가 있을까?

이제 우리에겐 평화와 공존을 위한 인류의 축제에 참가한 젊은이들의 힘찬 몸짓에 격려의 함성과 박수를 보내주는 일이 남았다. 그 환호의 방향이 인기 종목과 비인기 종목, 유명 선수와 무명 선수를 가리지 않아야함은 물론이다.

<관련기사 2, 13, 15면>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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