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오늘 고위급대표단의 일원으로 남쪽으로 온다.

통일부는 7일 오후 북한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통지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북한의 김씨 일가를 뜻하는 `백두혈통`의 일원으로 남한을 방문하는 것은 김여정이 처음이다. 정부당국은 `북한 비핵화`라는 원칙과 목표에 대한 집중력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이 통지문을 통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방남한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여정의 방남이 평창올림픽에 대한 북한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면, 남북관계의 실질적 개선과 평화를 향한 북한의 향후 진정성 있는 노력이 계속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북한 건군절 열병식에 한마디도 못 하는 정부, 만경봉호 입항을 위해 천안함 폭침의 눈물을 외면하고 5.24조치를 해제하는데 이어 이제는 김여정에게 머리 조아리는 정부의 모습까지 국민에게 보일 셈인가”라고 일갈했다. 이행자 국민의당 대변인은 “북미 대화의 전제는 김여정이 아니라 비핵화”라고 강조했고,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김여정 제1부부장의 방남을 통해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으로 가는 큰 발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의동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가지고 오는 메시지, 북한의 한반도 평화를 향한 본질적인 변화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 펜스 부통령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까지 오게 되면서 남북대화는 물론 북미대화의 물꼬가 마련될 것인지에 대한 세계의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이방카와 김여정의 극적인 회동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으나, 예정된 내용이 있는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이 시점에 우리가 명심해야 할 으뜸과제는 평창올림픽의 성공이다. 북한이 선수단과 응원단, 공연단을 보내는 것은 올림픽 성공을 위한 작은 종속변수에 지나지 않는다. 다만 기왕에 북한이 화해 제스처를 쓰고 있으니 이번 기회에 저들을 대화 테이블로 이끌어낼 수만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이겠다는 소망이 있을 따름이다. 화해 국면에서도 대북압박 고삐를 더욱 조이고 있는 동맹국 미국의 일관된 태도에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있다. 김정은의 의도를 정확하게 읽으면서 `북한의 불가역적인 비핵화`라는 국제사회의 궁극적인 목표를 놓쳐서는 안 된다. 저들이 온다고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감상에 빠지는 것은 금물이다. 갈 길은 아직 멀고 시간은 없다. 냉철한 이성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