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은 대체로 성격이 급하다. 버스가 도착하기 전부터 일어나 내릴 준비를 한다. 외국인이 보기에는 뭔 일이 생겼나 싶어 어리둥절할 때가 있다. 커피 자판기에 물이 내려오기도 전에 자판기 구멍으로 손부터 먼저 들어간다. 컵라면에 물 붓고 3분을 못 기다려 계속 젓가락으로 뒤적인다. 한국에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빨리 빨리 문화`가 있다. 식당에 가서 주문을 할 때도 `빨리` 라는 말을 빠트리지 않는다.

이런 한국인의 조급성이 어디서 나왔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장점일 때도 많다. 특히 상대와 경쟁을 벌일 때는 한국 사람의 조급성이 돋보인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이 짧은 시간 내 이뤄질 수 있었던 것도 급한 성격이 한 몫한 탓이라 봐도 좋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이 된 것도 국민성과 연관이 있다.

그러나 급한 성격으로 삼풍백화점 붕괴와 같은 부실공사가 자주 사회문제를 일으켰다. 교통사고율도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 자살률도 OECD 국가 최고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장점과 단점이 있다. 좋은 장점을 잘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사람이다.

1928년 영국의 세균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발견한 페니실린은 20세기 의학의 기적으로 평가된다.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발견되기 전에는 영유아가 10세가 되기 전 절반가량 사망했다. 천연두, 홍역, 말라리아 콜레라, 폐렴 등 인간의 수명을 노린 질병으로 사람의 평균 수명도 30-40대가 고작이었다.

최근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한국인의 항생제 소비량이 2016년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가운데 1위를 했다고 한다. 1천 명당 하루 34.8명이 항생제 처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 평균의 1.6배 수준이다. 잘 알다시피 이제 항생제 남용의 문제가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항생제 내성균의 등장으로 인류의 각종 감염질환이 또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전 세계가 항생제 사용을 줄이는 추세에 한국인의 항생제 소비 1위는 생각해 볼 문제다. 우리 국민의 조급성이 한 몫한 것일까.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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