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영일대 우방아이유쉘
입주민에 한차례 설명 없이
54세대 구조 변경 `논란`
“조망·일조권 피해 봤는데
사기분양 아니냐” 거센 반발
누수공사도 무단으로 강행
입주 지연 피해도 잇따

▲ 슬라브 설치 세대(사진 왼쪽)와 미설치 세대의 전망 차이.

최근 입주를 시작한 포항 영일대 우방아이유쉘 아파트(이하 아이유쉘)가 입주민들의 각종 민원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일부 입주민들이 아파트 구조가 변경돼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반발하고 나섰고, 누수 등의 하자로 입주가 지연되는 불편이 잇따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5일 아이유쉘 입주 예정자 장모(41·여)씨 등 구조변경 피해를 주장하는 입주민들에 따르면 SM그룹 계열사 ㈜우방이 시공한 이 아파트는 당초 설계와 달리 일부 세대의 안방 베란다 밖 구조가 돌연 변경됐다. 구조가 바뀐 세대는 전체 374세대 가운데 54세대(101동 2·6호 라인, 103동 3호 라인)로 해당 세대의 안방 베란다 밖에는 구멍 뚫린 슬라브가 설치됐다.

구조변경 피해 입주민들은 우방 측이 한 차례 설명도 없어 설치한 슬라브 때문에 조망·일조권이 나빠지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 앞으로 입주가 완료되면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베란다 밖 슬라브에 올라가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확인결과 이 슬라브는 지난 2015년 건축심의과정 중 포항시의 구조보강명령에 따라 만들어졌다. 지진에 취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우방 측이 슬라브 추가설치에 대한 정보를 수요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피해 입주민들은 한 입주예정자가 공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7~8월께 공사현장 밖에서 찍은 아파트 외벽 사진을 입주민 인터넷 카페에 올리면서 슬라브 설치를 확인했다고 토로했다.

입주 예정자 장씨는 “모델하우스를 비롯한 홍보카탈로그 등은 물론 입주계약을 진행하면서도 슬라브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피해 주민들 사이에서는 사기분양이라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뛰어난 전망 때문에 웃돈을 주고 고층을 샀는데, 시야를 가리는 슬라브 때문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포항 영일대 우방아이유쉘 아파트 일부 동 베란다에 설치된 슬라브.
▲ 포항 영일대 우방아이유쉘 아파트 일부 동 베란다에 설치된 슬라브.

그는 또 “이 밖에도 입주예정자에게 아무런 연락도 없이 천장을 뜯고 누수공사를 벌여 입주가 지연되는 등 주먹구구식 보수공사로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우방 측은 분양 당시 홍보카탈로그 등에 슬라브에 대한 정보가 빠진 사실을 일부 인정하고, 공청회를 여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자 입주민들과 협의하는 중이라고 해명했다.

우방 관계자는 “주 2~3회 입주민들을 만나는 등 문제를 해결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만, 세대마다 다른 대책을 요구해 절충안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이유쉘은 건설 당시부터 안전과 환경을 비롯한 각종 민원을 양산해 논란이 일었다. 특히 준공을 앞둔 지난해 12월에는 입주 예정자들이 아파트에 각종 하자가 있다며 포항시에 준공승인을 반대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아이유쉘은 당초 준공일(12월 29일)보다 10여 일 늦춰진 지난달 9일 준공승인을 받았고 10일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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