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입춘이 지났으나 여전히 한파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한파특보가 내려진 가운데 대구와 경북도내 대다수 지역도 영하 10도까지 기온이 떨어졌다. 기상청은 북쪽으로부터 밀려오는 차가운 공기로 당분간 추위가 계속 될 것이라 예보했다. 동시에 대구·경북지역 대부분이 건조 경보 및 주의보가 발효된 가운데 대기 속 습도가 극히 낮아 화재 발생 우려도 높다는 기상청의 설명이다.

지난 주말 대구와 경북에서는 크고 작은 화재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3일 저녁 대구시 남구 대명동 한 여관에서 전기난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투숙 중이던 고객이 대피하고 10명은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같은 날 밤 9시쯤에는 포항시 남구 대송면 자동차부품 파쇄업체에서도 불이나 170만원 상당(소방서 추산) 재산피해를 내고 진화됐다. 2일에는 영천시 금호읍 한 폐기물처리업체 공장에서 불이나 3억 원의 재산피해(소방서 추산)를 냈으며 같은날 고령의 한 폐기물업체에서도 불이 났다.

특히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국민들의 가슴을 놀라게 했다. 밀양 세종병원에서 대형사고가 발생한지 불과 8일 만에 또다시 대형병원에서 불이나 국민들의 마음을 졸이게 했던 것이다. 다행히 세브란스병원은 방화문이 내려가고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작동해 300여 명의 환자 등이 안전하게 대피하고 인명 피해도 없었다고 한다. 소방 설비를 제대로 갖추는 등 원칙과 기본을 지켰던 것이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었던 이유라 한다. 새종병원의 경우와는 완전히 달랐던 모습이다.

화재사고는 예방이 가장 완벽한 방지책이다. 평소 소방 설비에 대한 안전점검과 비상시 사용할 소방장비 등에 대한 훈련이 필수적이다. 소방 전문가들은 만약 불이 났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평소 화재발생에 대비한 경각심과 훈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유난히 추운 겨울이 오래 지속되면서 건조한 날씨로 지금 우리에게는 화재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다. 제천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와 밀양 세종병원 사고 이후 국민들은 화재라 하면 노이로제에 걸린 상황만큼 민감하다. 좀 더 안전한 사회에 대한 바람도 많이 커졌다.

대구소방본부에 따르면 작년 대구지역에서만 1천612건의 화재가 발생했다. 하루 4건이 넘는 수치다. 당국은 화재 예방을 위해 잠시라도 긴장의 끈을 놓으면 안 된다. 요즘처럼 한파와 건조특보가 내려졌을 때일수록 더 긴장 강도를 높여가야 한다. 대구시가 3월까지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특별진단을 실시한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소방안전 시설과 안전사고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자. 서울 세브란스병원처럼 원칙과 기본이 인명을 살린다는 교훈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