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복고풍 현상은 흔히 우리가 살면서 보는 일상의 하나일 뿐이다. 특별한 의미의 부여보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에 의한 일반화 된 현상으로 보는 것이 무난하다. 그러나 이것이 옷이나 음식, 연예계 등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각색되고 등장하면서 하나의 유행을 이룰 때는 무언가 특별한 의미를 달고 싶어진다. 구세대의 회귀 본능 이상으로 우리사회에는 복고에 대한 열풍이 강함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기 때문이다.

1985년 시작한 트로트 중심의 `가요무대(KBS)`가 장수 프로그램으로 성공하고 있는 것은 이런 현상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볼 수 있다. `콘서트 7080`이나 `불후의 명곡` 영화에서는 `국제시장` `쎄시봉` 같은 복고풍으로 만들어진 작품이 인기다.

흘러간 노래를 즐기는 것이야 개인적 취향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사회적으로 큰 유행을 탄다는 것은 시대적 조류의 한줄기로 보는 것이 옳을 듯하다. 중세 유럽 예술분야에서 일어난 고전주의(古典主義)가 1천년 전 그리스 로마문명의 부활을 목표로 한 것처럼 인류는 끊임 없는 반복과 도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이런 우리사회 복고 현상에 대해 지나치게 과거에 집착하면 앞으로 나아가는 힘이 없어진다는 이유로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역사는 도전과 반복으로 이뤄진다고 보면 복고풍을 꼭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최근 개그우먼 5명으로 구성된 셀럽 파이브의 복고풍 댄스가 연일 화제다. 일본 유명 댄스 팀에서 모티브를 얻어 결성한 국내 개그우먼 걸 그룹의 복고풍 댄스는 영상조회가 100만 뷰를 넘었다고 한다. 복고풍 의상과 강렬한 색조의 메이크업으로 벌이는 그들의 파격적 군무가 매우 인상적이다. 개그우먼들의 색다른 도전과 열정이 더해지면서 상상하지 못한 인기를 일으킨 이들의 퍼포먼스를 두고 `예능 반란`이라고까지 부른다. 복고풍이 콘셉이 된 그들 퍼포먼스에 대한 인기는 복고에 대한 강한 집념을 보여준 우리사회의 한 단면이 아닐까 싶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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