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텔마 톰슨`이라는 여인은 2차 세계대전 중에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며, 한 육군 장교와 결혼을 했다. 남편을 따라 캘리포니아에 있는 `모제이브 사막` 근처의 육군훈련소에 배속돼 왔다. 남편 가까이에 있고자 이사를 했지만, 사막의 모래바람으로 가득 찬 그곳에서의 삶은 참으로 외롭고 고독하기만 했다. 못마땅한 점은 이루 말할 수도 없었다. 남편이 훈련차 나가고 오두막집에 혼자남게 되면, 50도가 넘는 살인적인 무더위에 이야기 상대라고는 고작 멕시코인과 인디언뿐이었다. 영어로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다. 항상 모래바람이 불어 음식물은 물론이고 호흡하는 공기에도 모래가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절로 신세 한탄이 나왔고, 슬프고 외롭고 억울한 생각이 들어 친정 부모님께 편지를 썼다. 이런 곳에서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으니 당장이라도 짐을 꾸려 집으로 돌아가겠으며, 이곳에 더 눌러사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는 편이 낫겠다는 내용으로 자신의 형편을 호소했다. 그런데 당장 오라거나 자신을 위로해줄거라 기대했던 아버지의 답장은 이랬다. “두 사나이가 감옥에서 조그만 창문을 통해 밖을 바라보았다. 한 사람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헤아리며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살았고, 다른 한 사람은 감옥에 굴러다니는 먼지와 바퀴벌레를 세며 불평과 원망으로 살았다.” 너무 간단한 편지 내용에 처음엔 너무나 실망했지만, 이 두 얘기가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놓았다. 이 문구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은 그녀는,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그때부터 그녀는 현재의 상태에서, 무엇이든 좋은 점을 찾아내려고 애썼다. `자신에게 밤하늘의 별이 무엇일까?`를 생각하며 주변을 살폈고, 원주민들과 친구가 되었다. 그들이 보여준 반응은 그녀를 놀라게 했다. 그녀가 그들의 편물이라든가 도자기에 대해 흥미를 보이면, 그들은 여행자에게는 팔지도 않던 소중한 것들을 이것저것 마구 선물하는 것이었다. 그녀는 선인장, 난초, 여호수아 나무 등의 기묘한 모양을 연구했고, 사막의 식물들을 조사했으며, 사막의 낙조를 바라보기도 하고, 100만 년 전 사막이 바다의 밑바닥이었을 무렵에 존재했을 법한 조개 껍질을 찾아보기도 했다. 도대체 무엇이 그녀를 그렇게 변화시켰을까. `모제이브 사막`은 변함이 없고 인디언도 달라진 것이 없다. 변한 것은, 바로 그녀 `자신`이었다. 그녀의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이다. 그녀는 `비참한 경험`을 생애에서 가장 `즐거운 모험`으로 바꾸었고, 새롭게 `발견한 세계`에 자극 받고,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그것을 소재로 해서 `빛나는 성벽`이라는 소설을 썼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정부 부처 장·차관 워크숍을 주재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모든 부처 장·차관급 인사가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인원은 150여 명으로, 이낙연 국무총리를 비롯해 장관급 인사 24명이 참석했다. 다만, 외국 출장 중인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직무상 독립성이 요구되는 최재형 감사원장, 박준성 중앙노동위원장, 이성호 국가인권위원장,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또 처장·차관·청장 등 차관급 인사 56명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등 3실장을 비롯한 참모진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비공개회의에 앞서 인사말을 통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을 정부의 최우선 역할로 삼도록 바로잡고, 모든 정책은 수요자인 국민의 관점에서 추진토록 하고, 정부혁신도 국민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공정하고 깨끗한 사회 만들기에 정부가 앞장서고, 진심을 다해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마지막으로 장·차관 여러분이 다함께 바라봐야 할 대상은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마음가짐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평범한 주부가 소설가로 삶이 바뀌는 기적도 일어난다. 문재인 정부의 마음가짐이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가 되어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