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대 고령 역사·문화 정리
32개 주제… 지역 첫 사찬읍지

【고령】 고령군 대가야박물관은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소장 이수환)의 도움을 받아 전통시대 고령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고령지`를 우리말로 번역해 발간했다.

고령지는 1910년 홍와(弘窩) 이두훈(李斗勳) 선생이 편찬한 고령지역 최초의 사찬읍지(私撰邑誌)다.

이두훈 선생은 당시의 대표적인 유학자인 주문팔현(洲門八賢)의 한 사람이었다.

선생은 조선말에서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국권침탈에 대항해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후진 양성과 많은 저서를 남긴 근대 고령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 공을 인정받아 2015년 독립유공자 건국포장에 추서되기도 했다.

고령지 편찬은 지역과 민족의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독립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추진된 것으로 평가된다. 국역에 이용된 고령지는 성산이씨 홍와고택에서 소장하고 있는 내산서당본이다. 이 책은 상·하권 1책 100장으로 이루어진 필사본(筆寫本)으로 총 32개의 주제로 편찬되었다.

상권은 강계(疆界)·연혁(沿革)·방리(坊里)·산수(山水)·성씨(姓氏)·토산(土産)·토속(土俗) 등 고령의 인문·자연지리가 총망라되었다.

하권에는 주로 인물을 중심으로 서술이 이루어져 있다. 국역 과정에는 내산서당본 이외에 `서울대학교 규장각본`과 서로 비교 내용을 보완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상세한 주석도 달았다.

곽용환 고령군수는 “고령지는 한문으로 쓰여 있어 일반 사람들이 이용하기 어려웠는데 우리말로 번역함으로써 고령의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하는 기초자료로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며 “앞으로도 지역의 소중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현대화하는 학술사업을 지속해 나갈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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