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장관 “집값 하락
지방 등 위주 지정 검토”
26개월째 연속 하락 포항
제도 도입되면 1순위 대상
청약 요건 등 대폭 완화돼
침체 극복 계기될지 관심

포항을 비롯한 미분양관리지역의 부동산 경기가 과연 살아날 수 있을까.

정부가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위축지역 지정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할 뜻을 검토 중이라고 밝히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집값이 떨어진 지방이 많은 것은 아파트 공급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기 때문”이라며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어 청약위축지역으로 삼을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위축지역은 청약 조정대상지역 가운데 규제가 더 강화되는 과열지역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지방을 위축지역으로 지정해 청약 규제를 완화하려는 의도다. 위축지역으로 지정되면 청약통장 가입 6개월 이후 주어졌던 1순위 자격이 통장 가입 후 1개월로 단축된다. 지역 우선 청약 요건도 사라져 전국 모든 지역 거주자가 1순위 청약을 할 수 있다.

청약위축지역 제도가 도입되면 포항시는 1순위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포항지역은 최근 5년간 아파트 미분양 물량이 폭증하고, 초유의 지진사태로 아파트 가격이 곤두박질 쳤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포항시는 지난 2015년 12월부터 약 26개월 연속으로 아파트 가격 하락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포항지진 닷새 후인 지난해 11월 20일과 27일 집계에서는 매매가격 상승률이 -0.53%를 기록했다. 12월 3일에는 0.56%가 떨어져 집계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다행히 새해 들어 하락폭은 지진사태 전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반등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특히 포항은 정부가 미분양관리지역 지정 제도를 시작한 지난 2016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지정 족쇄를 벗지 못했다. 31일 선정까지 무려 17차례 연속이다. 이러한 지역은 포항을 비롯해 경기 용인과 인천 중구, 충북 청주, 경남 창원 등 5곳 뿐이다.

포항시에 따르면 포항 내 미분양아파트 수는 2013년 279가구, 2014년 332가구, 2015년 657가구, 2016년 1천564가구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도 12월 31일 기준으로 2천425가구(북구 11단지 1천909가구, 남구 6단지 516가구)가 빈집으로 남아있다.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청약위축지역 지정이 침체한 부동산시장을 살리는데 불쏘시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반면 청약규제 완화만으로는 어려워질 대로 어려워진 지역 부동산경기를 일으키기는 역부족이라는 의견도 많다. 위축지역 지정은 미분양 일부 해소에 불과하고 가격 회복이나 시장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

북구 장성동 현진부동산 박지효 소장은 “정부의 좋은 취지는 알겠으나 분양공급 조절기능을 가진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미분양관리지역 제도도 실효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해당 지역에 대한 세금·세제 지원 등 수요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방안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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