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대구지역 학생과 시민들이 이승만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2·28민주운동이 58년 만에 국가기념일로 지정된다. 2016년 2월 국가기념일 청원 운동이 시작된 지 2년 만이다. 2·28민주운동은 이미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3·15의거나 4·19혁명의 실제적 도화선이나 민주화 운동 과정에 참여자 희생이 적었다는 이유 등으로 국가기념일 지정을 받지 못했다. 이번 국가기념일 지정 결정으로 그동안 3·15의거나 4·19혁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았던 명예가 회복되고, 민주운동의 역사적 가치도 제대로 조명되게 되는 전기를 맞게 됐다.

2·28민주운동 국가기념일 지정은 조만간 문재인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오는 6일쯤 관보 게재를 통해 공포된다. 이러면 종전 대구시 주관으로 거행됐던 2· 28민주운동 기념식은 국가보훈처 주관 행사로 격상돼 진행된다. 우리나라 민주화운동 관련 국가기념일은 3·15의거,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 등 모두 5개로 늘어난다.

2·28민주운동의 국가기념일 지정은 대구경북민에게는 매우 뜻깊은 의미가 있다. 아직 당시 주역들이 생존해 국가기념일 지정의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게 된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당시 주역들은 한결같이 이번 기념일 지정에 대해 “늦었지만 당연한 결과”로 인정했다. 감개무량으로 반겼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대한민국 최초의 민주주의 운동인 2·28민주운동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것은 대구의 새로운 역동성과 진취성을 대구시민이 함께 확인하고 공유하는 기회가 됐다”고 했다. 특히 이번 기념일 지정은 대구시민과 대구시, 정치권 등이 한마음을 모아 이뤄낸 성과란 점에서 그 보람도 매우 크다. 그동안 대구시와 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 등이 범시민시민위원회를 구성, 서명운동을 벌인 것도 유의미한 행사였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2·28민주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더 높이고 그 정신을 대구경북민이 함께 느끼고 공유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1907년 일제의 경제 침탈에 대항해 일어난 국채보상운동과 함께 대구경북민이 발전 계승할 정신으로 키워가야 한다. 올해 처음 맞이하는 국가기념일을 맞아 경제적 위축감 등으로 의기소침한 우리지역에 활력소가 될 정신운동으로 승화시켜나갔으면 좋겠다.

대구시가 2월 마지막 주간을 대구시민 주간으로 정하고 작년부터 각종 시민정신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런 기회에 대구가 가진 자랑스런 정신들을 시민들에게 좀 더 널리 알리고 역사적으로 볼 때 대구가 대한민국의 정신적 혁명지란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 이를 계기로 대구시를 한국 민주화의 선진지로 격상시키는 노력과 함께 나라의 위기에 앞장서 왔던 영남인의 기백을 잇는 새로운 모티브로 삼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