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대표 `공개 경고`에
이 의원 한발 물러서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이철우 의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30일 “6·1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국회의원 직을 사전에 사퇴하지 말라”며 경북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이철우(김천) 의원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이에 이 의원은 31일 홍 대표를 만나보고 입장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결연한 의지는 높이 삽니다만 당을 위해서 자중하라”며 “안 그래도 어려운 당인데 후보들마저 당 방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홍 대표는 “극구 만류해도 고집을 부리고 있어서 공개적으로 한마디한다”며 “후보가 되면 자동사퇴다. 후보가 되기 전에 사퇴하겠다는 것은 예비후보 등록을 하기 위해서라고 보여 지는데 그러면 같이 출마한 다른 국회의원(김광림, 박명재)들도 사퇴를 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보궐선거 러시가 온다”고 지적했다.

홍 대표는 이어 “다른 국회의원들이 사퇴를 하지 않으면 그 분들은 마치 결연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비춰질 뿐만 아니라 예비후보 등록도 못하게 되어 무기 대등의 원칙에도 어긋나는 불공정 경선이 된다”면서 “수 년전에 서울시장 경선에서 미리 사퇴하고 경선에 나가 낙선을 한후 그 국회의원 보선에 다시 출마함으로써 세간의 비난을 산 일도 있다”고 과거 사례를 언급했다. 도지사 출마를 위해 의원직 사퇴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던 이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홍 대표 발언에 이 의원 측은 이날 오전 회의를 하고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날 경북매일과의 전화통화에서 “홍 대표와 면담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면서 그는 “오래전부터 홍 대표에게 최고위원, 당협위원장,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지만 홍 대표가 의원직 사퇴는 하지 말라고 만류해왔다”고 밝힌 뒤 “최근에도 홍 대표에게 `국민과 약속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의원직 사퇴를 해야 한다`며 의원직 사퇴를 고수하자 이렇게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 측근들 사이에서는 “경쟁자들이 의원직 사퇴에 자신이 없으니 계속 이 문제를 물고 늘어져서 이렇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 대표가 저렇게까지 이야기하는 데 사퇴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의원직 사퇴 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박형남기자

    박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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