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몰아닥친 기습 한파로 인해 겨울철 농가들의 큰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경북 북부지역에 영하 15℃를 밑도는 한파가 연일 몰아치면서 지역의 시설재배 농가들이 난방비 고충에 물까지 부족해 삼중고를 겪고 있다. 전국 농촌이 꽁꽁 얼어붙고 있는데도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줄 수 있는 효과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

강추위가 길게 이어지면서 과수 농가를 비롯한 영농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자칫 나무가 얼어 죽거나 꽃눈 등이 동해(凍害)를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과수들은 유독 추위에 약하다. 복숭아는 -15℃~-20℃ 4시간 이상, 포도 -20℃~-25℃ 6시간 이상, 사과ㆍ배는 -25℃~-30℃ 10시간 이상 노출되면 동해가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한계온도 지속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지형인데 경사지보다 평지·강가·호수주변·공기흐름을 막는 건물주변에서는 찬 기류가 정체되는 시간이 증가해 냉해에 취약해진다는 분석이다. 지난 25일 봉화군 석포면은 영하 22℃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더 추위가 몰아치고 있는 지역은 봉화·영양·상주·안동·청송·문경·의성·예천 등으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은 겨울철 시설 과일·채소의 경우 대부분 2중 하우스에 난방시설을 가동해 작물을 재배한다. 낮에는 햇빛에 의해 내부 온도가 30℃까지 오르지만, 해가 진 뒤에는 온풍기 등으로 온도를 높여야 작물이 냉해를 받지 않는다. 특히 울철 시설재배가 대부분인 딸기의 경우, 생육적온이 주간 17~23℃, 야간 10℃ 내외여서 하우스난방은 농가들에게 필수적인 조건이다.

포항지역에서도 최근 최저기온이 영하 10℃ 이하로 떨어지는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면서 하우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이 전기요금과 연료비 등에 대한 걱정에 빠졌다. 그럼에도 경북도는 예천 등 북부 8개 시군에 한 달 가까이 한파특보를 내보내면서도 농민을 위한 실질적인 사전 대책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소농과 가족농은 연속적인 가격 폭락사태와 구제역병, AI(조류독감), 농약달걀 사태 등 가축질병과 전염병마저 덮쳐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침체일로인 농가경제는 차츰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양상이다. 동서고금에 농업기반이 무너지고도 살아남은 공동체 문명은 없다. 농민들이 아주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한파피해를 막기 위한 예방책을 서둘러 찾아내야 한다. 3중 비닐하우스 설치 등 시설보강과 영농연료비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들이 다각도로 모색돼야 할 것이다. 중앙 및 지방정부가 수도관 동파피해 등에 대한 대응뿐만 아니라, 농작물 동해로 인해 폐농(廢農)을 걱정하는 농민들이 늘어나지 않도록 비상하게 살펴 지원방안을 찾아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