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흥해읍 성곡리 식당
수 억원 호가 소나무 `화제`
나무 껍질 모양 선명하고
곡 잘 들어가야 좋은 나무
전국서 보기드문 수작 평가

▲ 송모(70)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정원에 자리한 소나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수억 원을 호가하는 비싼 몸값의 소나무가 화제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성곡리 S식당. 추어탕을 전문으로 하는 이 식당에 들어서면 정원 가운데에 여러 종류의 희귀목들이 손님들을 반긴다.

그중에서도 정원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 한 그루의 소나무가 유독 눈에 띈다.

한눈에 봐도 우람한 자태가 예사롭지 않다. 청아한 하늘로 힘있게 뻗은 가지와 수형은 존재감을 양껏 자랑한다.

지난해 흥해 일원을 휩쓸었던 11·15 포항지진마저도 긴 세월 겪어왔던 풍파의 한 조각인 양 늠름하게 솟아있는 모습은 방문객들의 시선을 빼앗을 정도로 압권이다.

이 소나무는 식당 주인 송모(70)씨가 7년 전 모처에서 구입, 옮겨 심었다.

송 씨는 수령 300년은 넘는다고 소개했다.

이 나무만을 보고 식당을 찾는 손님이 있을 정도이다 보니 마음을 모아 애지중지 다듬으며 관리하고 있다.

송씨는 포항은 물론 경북지역에서 소나무 조경수로서 이만한 것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렇다면 이 소나무의 가치는 어느 정도일까. 송씨는 그동안 자식처럼 애지중지 키워온 터여서 값을 매겨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얼마 전에 식당을 찾은 모 조경업자가 1억5천만원을 제시하며 구매의사를 밝히길래 5억원을 주면 고민해보겠다고 한 적은 있다고 전했다.

당시 이 소나무에 관심을 보였던 이 인사는 2억원 정도면 서울 등지에서 사기 위해 줄을 설 것이라며 보기 드문 수작이라고 평가했다.

송씨는 자주 관심을 많이 받는다는 것에 기분이 좋기는 하나 일단은 나무를 가꾸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송씨는 나무를 좋아해서 취미로 조경을 하다가 이제 업이 됐다. 처음엔 분재로 시작했으나 점점 노하우가 쌓여 정원수로 관심을 옮겼고 이젠 전문가 반열에 올랐다.

취미가 업으로 변한 사람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열심히 좋아하는 나무에 대해 공부를 하고 수세가 좋은 나무를 채집해 심고 관리를 해오기를 수십 년 하다 보니 어느새 누구나 부러워할 정도의 희귀목 정원도 갖게 됐다.

송씨는 좋은 나무를 평가하는 기준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봐도 `좋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면 좋은 나무라는 나름의 기준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껍질인 피(皮)가 선명하고 휘어진 정도인 곡(曲) 또한 잘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또 나무의 크기도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다면서 수령 또한 크기와 비례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됐다고 좋은 나무라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전준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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