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참사 한 달 지났지만
유동인구 많은 포항도로 곳곳
불법 주정차 끊이지 않아
소방차량 진입 방해 불보듯
주민들, 대책 마련 호소

▲ 포항시 북구 한 다중이용업소 앞 도로 양쪽에 불법주정차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황영우기자 hyw@kbmaeil.com

지난달 충북 제천에서 발생한 화재로 29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여가 된 가운데, 소방차 진입을 방해해 사고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됐던 불법주정차 문제가 지역에서도 만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불법주정차 문제로 소방차가 진입할 도로 폭조차 확보하기 어려워 화재가 발생하면 `골든 타임`을 놓치고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2일 밤 포항시 북구의 한 다중이용업소.

이곳은 화재가 발생한 제천스포츠센터와 마찬가지로 사우나와 목욕탕, 헬스클럽 등이 갖춰져 있다.

문제는 4천268㎡의 전용주차장이 마련돼 있으나 평일은 물론 주말 평균 이용객 500~600명에 달해 모든 이용객의 차량을 수용하기엔 역부족이다.

이 때문에 이 업소 인근 도로에는 수십 대의 불법주정차량이 늘어서 있는 광경이 항시 목격된다. 폭 7m의 도로 양쪽을 주차차량이 차지하고 있어 평소에도 승용차 한 대 정도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공간(폭 3m)밖에 확보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날 역시 평소처럼 도로를 지나가는 차량들이 양쪽의 불법주정차량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비켜가고 있었다.

이에 혹시라도 주변에서 화재 등이 발생하게 되면 대형 소방차량 진입이 거의 불가능해 주민들조차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김모(60·여·장량동)씨는 “목욕 정기권을 구입해 다니고 있는데 올 때마다 불법주정차 차량을 쉽게 볼 수 있다”며 “뉴스에서 본 것처럼 제천 화재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으리란 법이 없는데 관계기관 등이 철저한 대책을 강구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는 포항지역 내 다른 혼잡한 장소 곳곳에서도 마찬가지로 발생하고 있다.

포항은 남구 효자종합시장, 중앙상가, 죽도시장 등 인구 유입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불법주정차가 끊이질 않아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화재 대비에 더욱 취약한 상황이다.

실제로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주정차로 인한 연소 확대 건수는 147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는 5년간 560건에 달한다.

아울러 중앙상가의 경우 아웃도어거리 한복판에 위치한 조형물 등으로 거리 폭이 4m가량에 불과해 소방차가 지나갈 수 없는 구조여서 밀집된 상가 건물 화재 시 화재를 더욱 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포항남부소방서 관계자는 “소방차 진입 시 필요한 도로 최소폭은 4m”라며 “실제 원활한 진화작업을 위해서는 6m 가량이 필요하므로 불법주정차 근절을 위한 시민 의식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황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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