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호<br /><br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 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DGIST 총장특보

한국은 이제 3관왕이다. 월드컵, 하계올림픽,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국가를 `3관왕`이라고 부른다면 전 세계에 이런 국가의 숫자는 불과 6개국 뿐이라고 한다.

월드컵은 종합 스포츠 축제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하계동계 올림픽 동시 개최국도 전 세계 8개국에 불과하다. 스포츠 강국 한국이 자랑스럽다.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한다고 한다. 북한이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을 가진 종목은 피겨 남녀 페어 뿐이었고 이들도 엔트리 마감 기한은 넘겼다.

그러나 한국 정부와 IOC의 배려로 이번 동계올림픽에 북한은 5개 종목 22명의 선수와 함께 수백 명 임원진과 응원단도 함께 참가한다. 의논 중이지만 고위관리, 참관단이 함께 온다고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입장식에서 한반도 기를 사용하고, 여자 아이스하키 팀은 남북한 단일팀을 꾸린다.

이에 대한 찬반 토론이 만만치 않다. 특히 단일팀 논란은 현 정부 지지층인 20, 30대의 저항까지 불러일으킬 정도로 첨예하게 의견이 갈리고 있고 정부가 수세적인 모양새를 보여왔다. 야당은 “평양 올림픽”이라고 부르며 “너무 양보한 것이며 굴욕적”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정부가 이에 대해 최근 적극적 공세로 전환한 듯한 모양새다. 20, 30대의 반응을 예상치 못했다며 반성을 언급했던 청와대가 하루 만에 보수야당의 `평양올림픽` 이념 공세에는 적극 대응하고 나섰다. 청와대 대변인은 “평창동계올림픽은 한반도 평화를 넘어 동북아·세계의 평화를 앞당길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래서 평창 올림픽은 평화 올림픽”이라며 “여기에 `평양 올림픽`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보수야당의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사실 전에도 북한의 아시안게임 참가도 있었고 한반도기 입장도 있었다.

아마 중요한 차이는 현 정부의 북한 관용 정책의 정도에 있다는 것이 일반인의 시각이다. 북한은 보도에서 평창이라는 단어도 사용하지 않으며, 자신들의 참가로 실패에 가까운 평창올림픽을 살려줬다고 내외신에 선전하고 있다. 더구나 개막일 전날 대규모 군사 훈련을 한다고 한다.

반면 한국은 태영호 전 영국공사를 포함한 주요 탈북민들에게 발언 자제를 요구했다. 이런 상황이 어떻게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질지 우려가 된다.

평화는 중요하다. 그러나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는 평화가 유지되어야 한다. 상대방의 전술에 넘어가는 평화는 한시적일 뿐이다. 북한은 한국전쟁을 일으켰고, 지난 60여 년간 단 한번도 남한 적화야욕을 포기한 적이 없다. 121 공비침투, 울진삼척 공비침투, 판문점 도끼만행, 아웅산 테러, 88올림픽 항공기 폭파, 연평도 포격, 천안함 침몰 등 끊임없는 도발을 해왔다.

그렇기에 북한의 평화공세가 진정성이 있는 것인지, 일시적 전술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남북한 단일팀은 민족화해의 상징일 수 있다. 또한 한반도 기를 들고 입장하는 것도 의미있는 화해의 장 일 수도 있다. 과거에도 있었기에 또 한다고 이상할 것도 없다. 그러나 지금은 핵무기의 끊임없는 개발로 세계 안전을 위협하는 북한과 상대하는 순간이다. 과거와는 다른 상황이다.

그들이 진정 평화를 원하는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면 남북단일팀이나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자칫 정치적인 전시효과로 보여질 수 있다. 북한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길 바란다. 그것만이 북한도 살길이라는 걸 알았으면 한다.

남북한이 함께 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누구든 원한다. 그렇기에 이번 평창올림픽에서 북한을 대하는 방식도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가득하다. 지구상 유일한 분단국가 국민으로서 서러운 마음의 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