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독서모임 ⑶ `철학의 위안`

▲ 철학의위안 회원들이 지난 23일 모임을 가진 뒤 포즈를 취했다. /철학의위안 제공

철학의위안은 철학에서 삶의 위안을 찾고자 하는 책읽기 모임이다. 2016년 11월 유강초등학교 도서관 학부모 도우미 중 6명이 함께 시작했다. 이런 저런 철학 고전 인문학 책을 읽고 싶은데 진도가 잘 안나가 첫 장에서 머무니 책 모임을 만들어 그런 책들을 다같이 완독해 보자는 데 공감해서였다. 모두 철학 고전 인문 이런 매력적인 단어들을 동경하던 참에 첫 책으로 로마 시대 철학자이며 시인인 보에티우스의 `철학의 위안`을 선정하고 모임의 이름도 그것으로 정했다.

포항 유강초 학부모들로 구성
어려운 고전 이해 위해 모임 만들어
함께하다 보면 1권이 10권의 감동으로

보에티우스는 로마 명문가 최고 관료 출신인데 동로마 내통죄로 고소된 알비누스를 옹호하다 반역죄로 감옥에 1년 수감됐다가 처참히 사형됐다. 맨 먼저 책 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했던 김태명 회장은 선한 사람이 고통받고 악인이 승승장구하던 그의 상황이나 2016년 11월 촛불 탄핵 시위하던 우리나라의 상황이 비슷한 듯해 죽음을 기다리던 그는 어떻게 그 시간을 보냈을까 궁금해하며 읽었고 우리에게도 위안을 줬던 것 같다고 했다.

“우리의 삶이 책으로 위안될 거예요.”라는 김 회장의 제안으로 모여든 회원들이 함께 책 읽고, 토론하기를 1년여. 지난 23일 모임을 하고 있는 회원들에게 “독서는 왜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항상 곁에 있고 독서처럼 오래도록 즐거움을 주는 다른 것을 알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또 무지의 세계에서 벗어나게 하기도 하구요. 아이러니하게도 읽고 나면 읽지 못한 더 많은 책이 있는 것을 알게되지만 말이예요. 지루할 새가 없어요. 지금도 이 순간에도 책은 태어나고 있겠죠?”

김수정 회원은 “세상을 똑바로 보기 위해서 독서를 한다”고 한다. “아픈 이들과 더불어 아파하기 위해서고, 이런 세상을 만든 스스로를 성찰하기 위해서이죠”라며 이런 책읽기 모임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고 생각한다고. 윤연정 총무도 옆에서 한 수 거든다.“공감 능력이라고는 찾을 길 없는 정부가 인문학 운운하는 것도 기만입니다. 이들에게 인문학은 쓸데없습니다. 우리가 지지한 현 정부의 역할을 기대합니다. 여러 공동체가 책읽기 모임을 자꾸 만드는 것은 이런 때일수록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 아닐까요?”

 

회원들은 강사가 준비하는 배경 지식(작가 및 관련영화, 비슷한 작품 소개 등)은 책의 이해를 돕고 여기에 다른 회원의 감상을 들으면 1권을 10권처럼 읽는 경험을 하게 된다. “다양한 책을 꾸준히 읽을 수 있는 의지가 커지고 나의 경험을 아이에게도 알려줄 수 있어 참 좋은 것 같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무엇보다 회원 대부분이 동네주민이다보니 이웃이 책 친구가 되고 친구 책을 빌려 보기도하고 자신의 책을 빌려 주기도 하니 색다른 경험이 된다고.

읽을 목록은 회원 추천 도서를 중심으로 수필과 시집을 적절히 배치해 1년 목록을 정했다. 매월 첫째, 셋째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포항시 남구 연일 미르도서관에 모여 강사가 책과 관련된 자료를 소개하고 회원 각자 인상 깊었던 부분을 낭독하고 감상평을 듣고 나면 2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올해는 다들 가족과 지인들의 건강을 빌며 본인 건강을 위해 운동을 꾸준히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는 철학의위안 회원들. 2018년 철학의 위안 목록도 미리 미리 읽겠다는 회원도 눈에 띈다. 2018년의 새해 결심을 아직 정하지 못했다면 독서모임 가입하기를 첫번째 목표로 잡아보는 건 어떨까.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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