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라치`는 본래 유명인사나 연예인의 사생활을 몰래 찍어 신문, 잡지사 등에 고액으로 팔아넘기는 `몰래 카메라맨`을 일컫는다.

파리처럼 웽웽거리며 달려드는 벌레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에서 나왔다고 한다. 한때 서구 언론에서는 파파라치 사진을 대서특필한 사례가 많았다. 특히 재클린 오나시스와 같은 유명인의 밀회 장면들이 노출되면서 세계적 화제를 자주 만들어 낸 장본인이 파파라치다. 불행히도 1997년 파파라치의 추적을 따돌리려던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의 교통 사망사고로 파파라치의 이미지는 한참 추락하고 만다.

언제부터인지 우리사회도 파파라치라는 말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특종감을 찾는 본래의 파파라치와는 다른 포상금을 노린 전문꾼의 의미로 쓰였다. 각종 위법행위를 몰래 촬영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는 행위자다. 단속의 효율성을 이유로 우리나라 행정당국의 신고 보상금 제도가 늘면서 “파파라치가 만능이냐”는 비판이 생겨났다. 지나치게 파파라치를 활용한 신고 보상제도는 “국민의 불신만 키운다”는 비난이 급등 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신고 포상금제도는 900건을 넘는다. 식파라치(불량식품의 유통거래), 쓰파라치(쓰레기 불법 투기), 학파라치(학원의 불법영업), 카파라치(교통위반 차량), 노파라치(노래방의 불법 영업행위), 표파라치(불법 선거 감시) 등 우리 일상에서 마주치는 일 가운데 웬만하면 파파라치 표적이 아닌 것이 없을 정도다.

정부가 3월부터 반려견 관리를 강화한다는 발표를 했다. 연예인 최시원씨의 개가 사람을 물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단이 됐다. 사이버 상에서 또다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반려견의 위험으로 부터 이젠 안심해도 되겠다”는 측과 “신고 포상금제를 통한 규제가 능사냐”는 반대 의견이 맞붙었다.

자율과 규제는 상호 반복을 요구하는 습성이 있다. 파파라치가 만능일 수는 없다. 그러나 자율을 위한 상호 영역에 대한 에티켓이 먼저 지켜지지 않으면 이 문제는 영원히 갈등으로 존재할 것이다.

/우정구(객원논설위원)

    우정구(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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