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진 대구시장 등 대구시 간부 공무원과 한국 수자원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한 `비상급수 대책회의`가 23일 오전 고산정수장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는 가뭄으로 인해 저수율이 9.7%까지 떨어진 운문댐 사정으로 향후 원활한 식수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금호강 비상공급시설 준공에 따른 수계별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봄철 급수 수요증가에 따른 문제점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경북도도 올 봄 농사가 걱정되는 상황에 이르자 지난 19일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정부도 22일 전국 저수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농촌용수 개발을 골자로 한 2018년 가뭄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구경북지역을 포함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가뭄이 심각한 상황에 있다. 지난 여름이래 계속된 가뭄으로 대구경북지역 최근 6개월간 누적 강수량은 평년 강수량의 88%(714.7mm)에 머물고 있다. 경북도내 평균 저수율도 70.2%로 평년보다 8.5%포인트나 낮다. 안동댐(40.9%), 영천댐(44%), 운문댐(9.7%), 군위댐(28.9%) 등은 평년 저수율을 훨씬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경주지역은 농업용수 `주의` 단계로, 농업용수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기상청은 당분간 비가 올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농민들은 봄 농사 준비에 벌써부터 걱정이 태산이다.

대구, 영천, 경산, 청도지역의 생활 및 공업용수를 담당하고 있는 청도 운문댐 저수율은 1996년 댐 준공이후 최저 수준에 머물러 대구시가 그동안 6차례 걸쳐 운문댐 원수 공급량을 낙동강 수계로 조정해 왔다. 이달 들어 비상상황에 대비해 배수지에 물을 채우는 시뮬레이션 훈련도 하고 있다고 한다.

대구 동구 수성구 북구(일부) 일대 주민 39만여 명은 앞으로 운문댐 물 대신 금호강 물을 식수로 공급받아야 할 형편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대구경북 등 남부지방과 충남 서부지역 등 국지적으로만 가뭄이 번져 그 지역 주민이 아니면 가뭄을 실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국민들이 불편을 느끼지 못해 가뭄으로 인한 물 절약 공감대 형성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UN이 정한 물 부족 국가다. 그런데도 1인당 물 소비량은 374℃로 선진 외국보다 높은 편이다. 이 같은 이유는 우리 국민의 물에 대한 소중함이 부족한 때문으로 풀이하고 있다. 지금의 가뭄은 식수가 위협 받을 만큼 매우 나쁜 상황이다. 수돗물과 농업용수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관계당국의 지속적 관심과 노력이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겠지만 물을 아껴 쓰는 우리 모두의 마음가짐도 필요한 때다. 유비무환이라 했다. 한방울의 수돗물이라도 가정에서 아끼고 재활용하는 근면의 자세가 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