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자연테마거리 데크 `예산 낭비` 논란
시, 2009년 조성 당시 내구성 우려에도 공사 강행
염분 등 원인 파손 확대, 설치 9년만에 재공사 착수

▲ 22일 오후 파손된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목재데크가 교체작업을 위해 제거되고 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경북 동해안 대표적 관광지인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의 자연테마거리가 예산 낭비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구간의 목재데크가 해풍 등에 의해 부식이 일어나 보수공사에 들어감에 따라 시공 당시 반영구적이라던 포항시의 호언장담이 무색해짐은 물론 예산 낭비 비판 역시 피할 수 없게 된 것.

22일 포항시에 따르면 영일대해수욕장(당시 북부해수욕장) 자연테마거리는 1년여의 현장조사 및 설계검토를 거쳐 지난 2009년 5월 착공해 그해 8월께 완공됐다. 사업에는 총 25억5천여만원이 투입됐으며, 포항여객선터미널~두호동 존메디칼에 이르는 1.2㎞ 구간에 목재데크와 해변감상의자, 바다감상시설, 자전거도로, 산책로, 해송터널, 야외광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설치됐다.

설치 시 나무로 된 데크를 사용한다는 것에 의견이 분분했으나, 당시 포항시는 “목재데크는 평균 40~5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동남아 수상가옥 건축 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천연방부목재인 말라스와 멀바우 제품을 선택, 안전성과 관리가 용이하도록 시공했다”며 관련 논란을 일축하고 공사를 강행했다.

하지만, 설치 9년만에 하부에서 올라오는 수분과 바닷바람에 섞인 염분 등에 의해 목재데크 일부가 삭고 파손되자 포항시에서는 어쩔 수 없이 재공사에 착수했다.

이를 두고 건설 관계자 등에서는 애초부터 나무재질의 데크는 해안가에 사용하기 부적합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견을 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관계자는 “내구성을 떠나 해안가에서 목재를 사용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부터 잘못된 것”이라며 “유지 보수도 어렵고 문제가 생기면 전체 구간을 뜯어내야 하는 등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목재데크의 수명이 설계 당시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하부를 스테인리스 스틸 등의 재질로 보강하는 등 보수 공사에 들어갔다.

포항시 해양산업과 관계자는 “일단은 시민과 관광객의 안전확보를 위해 시급히 공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며 “또다시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시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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